'노량진 썩은 대게' 논란에 수산물 유튜버 "썩은 것 아닐 듯"

입력 2024-01-03 10:19:46 수정 2024-01-03 10:28:47

입질의 추억 "흑변현상…썩으면 비린내 아닌 암모니아 냄새 난다"

수산물 유튜버
수산물 유튜버 '입질의 추억'이 2일 영상을 통해 최근 논란이 됐던 '노량진 썩은 대게' 사건에 대해 "썩은 것이 아니라 흑변현상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냈다. 유튜브 채널 '입질의 추억' 캡처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의 한 상인이 고등학생에게 검게 변한 대게를 팔아 논란이 된 가운데 유명 수산물 유튜버가 "썩은 대게가 아닐 것 같다"는 의견을 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고등학생 아들이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썩은 대게'를 사왔다며 판매한 상인을 비판하는 사연이 전해졌다. 작성자가 공개한 사진에는 거뭇거뭇하게 변한 대게의 모습이 담겼고, 네티즌들의 공분을 샀다.

결국 고등학생에게 해당 대게를 판매한 업장은 지난달 25일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그런데 이에 대해 수산물 전문 유튜버가 "썩은 대게가 아닐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2일 유튜브 채널 '입질의 추억'은 '언론도 기자들도 절대 말하지 않는 썩은 대게 사건의 진실'이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이같이 말하며 검게 보이는 것이 산화의 흔적인 '흑변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게 다리 전체가 까맣다기보다는 갈라진 틈 쪽 부분, 바깥 공기와 맞닿는 부분과 관절 부분이 까맣다"며 "공통점은 산소가 드나들고 맞닿는 부분이다. 한마디로 산화의 흔적"이라고 말했다.

수산물 유튜버
수산물 유튜버 '입질의 추억'이 2일 영상을 통해 최근 논란이 됐던 '노량진 썩은 대게' 사건에 대해 "썩은 것이 아니라 흑변현상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냈다. 유튜브 채널 '입질의 추억' 캡처

이어 "일본에서도 한창 문제 됐다가 오해가 풀린 사건"이라고 덧붙였다.

대게나 킹크랩은 아미노산의 일종인 티로신이라는 물질을 가지고 있는데, 티로신이 체액과 피에 들어 있는 티로시네이스라는 화합물질과 산소를 만나 산화가 일어나면 멜라닌 색소 침착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산소와 맞닿는 부분이나 갈라진 틈새 등이 먼저 검게 변하고, 이후 전체적으로 번진다.

입질의 추억은 대게를 취급하는 상인들도 잘모르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게를 수조에 넣고 95% 이상은 산 채로 판매한다. 손님이 찾으면 수조에서 꺼내 바로 찜통에 찌기 때문에 흑변현상을 볼 일이 거의 없다"고 했다.

특히 문제가 된 대게는 산소와 맞닿는 부위가 넓은 절단 대게였고, 학생이 구매 후 대중교통을 이용했다는 점 등에서 흑변현상이 빠르게 일어났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그는 "그 손님이 1시간 이상 정도 걸려 대중교통을 이용했다고 한다. 추정이긴 하지만 난방을 많이 틀어놔서 흑변현상을 촉진했을 수도 있다"며 "시장에서 이미 흑변현상이 있었는데 못보고 샀을 수도 있지만 정확하게 확인할 방법은 없다"고 했다.

학생의 부모가 '생선 썩은 비린내가 났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는 "대게는 자연스러운 비린내를 품고 있다. 육안으로 봤을 때 시커멓기 때문에 냄새가 왠지 썩어서 나는 냄새 아닐까 하고 오해를 할 수도 있다"며 "썩은 대게에서는 암모니아 냄새가 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맡았을 때 냄새가 나지 않으면 먹어도 된다. 암모니아나 쉰 내가 난다면 먹지 말아야 한다"며 해당 사건에 대해 "판매자나 구매자나 잘 몰라서 생긴 오해같다. 상인을 옹호하려는 게 아니다"고 덧붙였다.

'입질의 추억'은 구독자 114만명을 보유한 유튜버로 2010년대 블로그에서 글을 쓰기 시작해 수산물 관련 저서 여러권을 내는 등 '수산물 전문가'로 이름나 있다. 독특한 수산물들을 소개하고 수산물 요리법, 제철 수산물 정보, 주의해야할 수산물 정보, 수산시장 탐방, 낚시 등에 대한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고, 외식사업가 백종원이 수산물과 관련해 입질의추억의 조언을 받는다고 알려져 있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