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제22기 독자위원회 8차 회의 개최
“내·외부 칼럼서 부적절한 표현은 신중해야”
매일신문 제22기 독자위원회의 마지막 제8차 회의가 지난 19일 매일신문사 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독자위원들은 12월 한달간 게재된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독자위원들은 당진영덕고속도로의 긍정적 효과를 다룬 상세하고 풍부한 기획기사가 향후 달빛철도 건설 등 지역 현안사업 추진 동력을 강화하고 여론을 선도할 수 있는 좋은 기사라고 평가했다. 반면 내·외부 칼럼에서 독자들에게 다소 과격하고 부적절하게 느껴질 수 있는 표현에는 신중하게 보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권태용 위원(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장)
'광역철도 역명에 박정희 생가역 명명 신중해야'라는 제목의 사설은 그냥 지나치기 쉬운 이슈에 대해 매우 적절한 지적을 했다고 평가한다. 대한민국 근대화의 리더인 박정희 라는 이름은 대구경북 어디서나 어울리기 때문에 남용되면 상징성이나 가치가 희석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귀하게 쓰려면 대구경북신공항에 붙이는 게 오히려 바람직하다는 아주 타당한 지적을 했다. 이와 관련해 현재 대구시에서 K2공항 후적지에 상업, 금융, 주거지역 등 개발 관련 브랜드 네이밍 작업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개발 계획이 구체화되면 박정희라는 이름을 활용할 수 있는 적절한 시설물이 있는 지를 취재해 볼 필요도 있을 것 같다.
또한 18일자 '1천만 관광지 경북 동해안, 당진영덕고속도로 효과' 기사는 향후 달빛철도사업 추진 등에 있어 매우 의미가 있는 좋은 기사였다. 당진영덕고속도로의 추진 과정과 개통 전후 교통량 및 방문객 숫자 등의 객관적인 수량 자료, 개통 과정에 이르기까지 수고를 아끼지 않았던 인사들의 인터뷰까지 곁들여 내용이 상세하고 풍부했다. 지금 이슈가 되고 있는 달빛철도 건설 등 지역현안사업과 관련해 추진 동력을 강화하고 여론을 선도하고 시킬 수 있는 아주 좋은 기사였다.
◆류은영 위원(현풍초등학교 교장)
16일 '석민의 뉴스픽-조희대 대법원장께 진심으로 말씀드립니다'는 '간첩 풀어주는 법원, 국민 분노'라는 소제목으로 대법원장의 취임사를 바탕으로 사법 신뢰를 되찾기를 당부하고 있다. 그런데 내용에서 '법원이 간첩 혐의 재판의 경우 사법부가 사실상 공범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된다'는 의견을 밝히고 있는데, 독자의 입장에서 매우 과격한 표현으로 느껴졌다.
법률 전문가는 아니지만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한다'고 알고 있다. 그 판결에 문제가 있다면 판사 개인을 문제 삼을 것이 아니라 판결 내용에 대한 논리적 반박이나 법리를 따져서 다퉈야 할 것이다. 앞으로 법원의 판결에 대해 언론에서 다룰 때는 법원이 정치권의 압박에 굴하지 않고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신중하고 중립적인 언어로 표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류지호 위원(한국로봇산업진흥원 경영기획본부장)
'대구혁신도시 공공기관은 지역 상생 의지 없는가?'라는 사설을 읽었다. 이와 관련해 짚어보자면 첫째, 공공기관 지방 이전은 국가 균형 발전 차원에서 정부의 강력한 정책 의지에 따라 추진된 정책이지, 공공기관 임직원이 진정으로 원해서 이뤄진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공공기관들에게 지역 발전에 대한 책무를 우선 요구하기 보다는 먼저 지역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정주 조건을 더 챙긴다든지, 지역에서 전국 단위의 사업을 함에 있어 불편한 사항이 없는지를 좀 더 챙기려는 지역의 노력이 우선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둘째, 사설에서는 대구혁신도시로 이전한 공공기관이 지역 상생을 위한 의지가 빈약하고, 지역 기여도가 초라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이전 공공기관의 신입직원 채용 공고에서 지역의 우수한 인재가 많이 채용되고 있음을 확인한 바 있다. 이러한 공공기관 지방 이전에 따른 좋은 일자리 창출 효과를 보다 면밀히 분석해 보도한다면 공공기관 이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셋째, 대구시 또는 대구 유관기관 등 지역혁신주체들이 이전 공공기관들에게 상생 협력할 수 있도록 기회를 먼저 만들고 제안함으로써 지역 공헌을 유도해 나가는 것이 보다 실효성이 있을 것이다. 이제 우리 지역 혁신주체들이 이전 공공기관과 협력할 수 있는 장을 만들고 한번 더 손을 내밀어 보는 자세가 필요한 게 아닐까 생각해본다.
◆박정호 위원(변호사)
17일 자 '브렉시트와 지방색'이라는 제목의 함재봉 칼럼이 게재됐다. 그런데 연결되는 이슈 없이 갑자기 '영국의 EU(유럽연합) 탈퇴'를 소환하더니 "지방색이 국익을 해친 가장 적나라한 예"라고 지적했다. 바야흐로 지방시대에 느닷없이 '지방색'이 국익을 해친 범인이 된 것은 좀 뜬금없다 싶다.
국익은 지역 간 발전의 기회균등이 촉진되고 지역의 자립적 발전역량이 증진될 때 가능하다는 점에서, 오히려 지역에서는 건전한 지방색을 하나라도 더 발굴하는 쪽으로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앞으로는 사외칼럼 하나라도 우리 지역의 얘기와 색깔을 마음껏 드러내는 내용이었으면 한다. 매일신문은 대구경북을 대표하는 정론지로서, 지역의 희망찬 미래를 만들고 냉철한 시대정신으로 올바른 여론을 형성하는데 앞장서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신재득 위원(대구과학대 겸임교수)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비롯해, 매일신문은 올 한해 타 언론보다 경기 결과에 대해 빠르고 정확한 결과를 전달해 매우 인상 깊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 발로 뛰면서 취재를 한 기자의 부지런함과 사명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아쉬운 것은 해외축구(EPL), 미국 메이저리그(MLB) 기사가 스포츠면 중앙을 장식하고 있다. 경기 종목의 균형적 차원에서 좀 더 다양한 종목과 지역 스포츠 경기에 많은 관심과 지면 할애를 부탁 드린다.
◆안성익 위원(영남대 경영학과 교수)
'고속도로 설움 날린지 7년…경북 동해안·북부권 새롭게 바꿔놨다'는 기사가 인상 깊었다. 고속철도 개통 이후, 기대와는 달리 지역경제가 수도권으로 흡수되는 경향을 보여왔으나 지방과 지방을 잇는 첨단교통의 개통은 일종의 경제 블럭을 형성하며 지역 성장의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당진영덕고속도로에 면밀한 분석이 필요해 보이고, 분석 결과가 지역 균형발전에 적극적으로 활용되길 기대한다.
◆이종목 위원(경북대병원 신경과 교수)
4일 자 '비대면 진료 확대' 관련 기사와 관련해, 통상적인 진료는 병력 청취와 진찰로 이루어지며, 진찰은 보고, 듣고, 두들겨보고, 만져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오진 확률이 높은 데에 대한 기사에 내용에 동감하며, 우려에 대한 내용을 잘 제시했다.
또한 13일 자에는 지역 필수의료의 한 축을 담당하는 대학병원의 교수 이탈에 대한 내용을 가감 없이 인터뷰를 통해 잘 전달해줬다고 판단한다.
◆하청호 위원(대구문학관 관장)
수능 점수에 따른 대학 진학 상담비가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매일신문 보도에 따르면 회당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을 지출해야 하며, 서울 유명 입시학원은 10분 내외의 온라인 상담이 50~60만원이며 일반적인 평균 컨설팅 비용이 108만 원이라고 한다.
앞으로의 방향은 교육 당국이 입시 상담을 위한 제도적 인프라를 구축하고 입시 상담 전문교사를 양성해야 한다. 공교육은 학생을 교육할 뿐만 아니라 진학 지도까지 책임지고 수행해야 한다. 언론에서는 이러한 공교육의 진학 상담 인프라 구축을 공론화하고, 그것이 실천될 수 있도록 여론을 환기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춘수 편집국장
올 한 해 매일신문 독자위원으로 열심히 활동해주셔서 감사드린다. 날카로운 지적과 애정 어린 고견들 잘 새겨듣고, 지면에 반영하려 노력하겠다. 당장은 변화가 어려운 부분도 있겠지만 차후 독자위원들의 의견을 반드시 담을 수 있도록 하겠다. 1년간 고생 많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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