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초강대국 미국 상대 핵 위협 "워싱턴 잘못된 결심 땐 우리 선택 보여줘"

입력 2023-12-19 17:26:05 수정 2023-12-19 20:21:15

전문가들 내부결속용 메시지라는 분석에 입 실어
미국 정권교체기 틈탄 존재감 키우기 시도라는 평가도 나와

북한은 지난 1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참관하에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북한은 지난 1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참관하에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의 발사 훈련을 단행했다고 조선중앙TV가 19일 보도했다. 발사훈련에는 김 위원장 아내 리설주, 딸 주애가 함께 참관했다. [조선중앙TV 화면]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을 상대로 핵 위협에 나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안보 전문가들은 ▷내부결속을 위한 선전용 메시지 ▷미국의 정권교체기를 틈탄 존재감 과시 ▷핵보유국 지위 확보를 위한 무력시위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김 국무위원장은 지난 18일 화성-18형 발사훈련을 참관한 뒤 "워싱턴이 우리를 상대로 잘못된 결심을 내릴 때는 우리가 어떤 행동에 신속히 준비돼 있으며 어떤 선택을 할지 뚜렷이 보여준 계기"라고 이날 미사일 발사의 의미를 부여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우리의 흔들림 없는 초강경 대응 의지와 절대적 힘을 다시금 똑똑히 시위하였다"면서 "적들이 계속 잘못된 선택을 이어갈 때에는 분명코 보다 진화되고 보다 위협적인 방식을 택하여 더더욱 공세적인 행동으로 강력하게 맞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초강대국인 미국을 상대로 김 위원장이 유사시 핵 공격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를 두고 안보전문가들은 내부 결속을 위한 메시지라는 분석에 힘을 싣고 있다. 연말에 진행될 노동당 제8기 제9차 전원회의를 앞두고 대내에 국방력 강화 업적을 선전하기 위해 미국과 대등한 입장임을 강조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북한이 과감한 도발에도 미국이 민감하게 반응하기 힘든 정권교체기를 이용해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해 김 위원장이 수위 높은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안보 전문가는 "내년 11월 미국 대선이 예정돼 있기 때문에 북한의 도발수위는 점점 높아질 것"이라며 "북한 핵이 미국 국민들에게 현실적으로 위협이자 골치 아픈 문제로 인식되도록 하는 것이 북한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차기 미국 정부와 핵 협상을 진행하기 앞서 자신들의 입지를 최고조로 끌어올리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나아가 북한이 다양한 핵 도발을 통해 핵보유국 지위를 확보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북한이 국제사회를 향해 다양한 방식으로 핵 능력을 과시해 이미 '엎질러진 물'이라는 인식을 확산시킬 경우 차기 미국 정부와의 협상에서 '비핵화'가 아닌 '핵군축'을 협상 테이블에 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