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M] MZ들의 예사롭지 않은 '연말 기부'…직접 동참해 보니

입력 2023-12-19 11:26:42 수정 2023-12-20 14:59:42

대구 청년 관현악팀 ‘웨이브라스’와 지역 요양센터 찾아 공연 재능기부
직접 만든 크리스마스 카드도 나눔
유기견 사진 재능기부 등 다양한 기부 참여 ↑

MMM팀과 대구 청년 관현악팀
MMM팀과 대구 청년 관현악팀 '웨이브라스'의 콜라보 재능기부! 대구 동인동에 위치한 닥터김노인요양센터에서 따뜻한 연말 공연이 열렸다.

12월 추운 연말 되면 불우한 이웃에게 눈이 많이 간다. 그런데 막상 기부를 하려 해도 적절한 대상과 방법을 찾지 못해 망설이는 이들이 많다. 그렇다면 이런 기부는 어떤가. 최근 MZ들은 단순히 돈이나 물건을 직접 기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의 취향이나 취미를 곁들여 놀이처럼 기부에 나서고 있다.

MMM팀(이하 MMM)도 연말을 맞아 대구 청년들과 함께 재능 기부에 나섰다. 이름하여 MMM X 대구청년 재능기부 콜라보! "우리 같이 좋은 일 한번 할랍니까~" 제안에 적극 응해준 청년들에 무한 감사를 돌린다. 기사 스포를 조금 하자면? 이 취재하면서 정말 행복했다!!!!!!!!!!!

지난 15일 대구 동인동에 위치한 닥터김노인요양센터에서 생일잔치가 열린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바로 이곳이다! 우리가 재능 기부를 해야할 곳!
지난 15일 대구 동인동에 위치한 닥터김노인요양센터에서 생일잔치가 열린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바로 이곳이다! 우리가 재능 기부를 해야할 곳!
트럼펫이 웅장한 소리를 내자 이목이 집중된다. 첫 곡은 임영웅의 보랏빛 엽서. 기가 막힌 선율에 눈시울이 붉어지는 어르신들! 앗 그때 한 어르신이 소리치기 시작한다.
'웨이브라스'는 대구에서 활동하는 청년 관현악팀이다. 트럼펫·트럼본부터 다소 생소한 호른·수자폰까지. 금관악기 연주자 9명이 합심해서 만들었다. '웨이브라스'의 재능기부는 지역에서 이미 유명하다.

◆MMM+대구 청년 관현악팀 "함께 재능기부"

지난 15일 대구 동인동에 위치한 닥터김노인요양센터에서 생일잔치가 열린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바로 이곳이다! 우리가 재능 기부를 해야 할 곳! 그리고 MMM이 도착한 센터 로비에는 어르신들 50여명이 집결해 있었다. 그때부터 두근두근. 공연은 '웨이브라스'가 하는데 MMM의 심장이 벌렁대는 건 왜인지…

'웨이브라스'는 대구에서 활동하는 청년 관현악팀이다. 트럼펫·트롬본부터 다소 생소한 호른·수자폰까지. 금관악기 연주자 9명이 합심해서 만들었다. '웨이브라스'의 재능기부는 지역에서 이미 유명하다. 경북대병원에서 의료진과 환자들을 위한 무료 공연을 했고 어린이날에는 구미까지 달려가 아이들 맞춤형 공연을 기부했다. 최근에는 어려운 경기에 허덕이는 소상공인을 위해 홍보 공연까지 나섰다. 식당에서 짧은 공연을 해주고 손님을 모객하는 방식이다. 물론 이 모든 공연은 무보수다. (속닥속닥 이건 비밀인데) 장르가 장르인 만큼 웨이브라스의 섭외비는 비싸다. 0이 꽤 많이 붙는 돈을 포기하는 이들의 심리가 뭘까? 궁금하면 다음 기사를 계속 읽어보길 바란다.

에헴. 사실 MMM도 재능 기부에 동참했다는 사실! 물론
트럼펫이 웅장한 소리를 내자 이목이 집중된다. 첫 곡은 임영웅의 보랏빛 엽서. 기가 막힌 선율에 눈시울이 붉어지는 어르신들! 앗 그때 한 어르신이 소리치기 시작한다. "이찬원 노래는 없나~ 난 이찬원이 좋데이~"

"부-우-" 리허설이 시작되자 어르신들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한 어르신은 "어디서 뱃고동 소리가 나노~"라며 두리번댄다. 그리고 시작된 본 공연. 트로트부터 재즈, 발라드까지 어르신들의 향수를 자극할 만한 레퍼토리가 준비됐다. 트럼펫의 웅장한 소리에 이목이 집중된다. 첫 곡은 임영웅의 보랏빛 엽서. 기가 막힌 선율에 눈시울이 붉어지는 어르신들! 앗 그때 한 어르신이 소리치기 시작한다. "이찬원 노래는 없나~ 난 이찬원이 좋데이~"

어르신들이 기자들의 손을 꼭 잡는다. 기자들이 직접 만든 크리스마스 카드를 못 받을까봐 발을 동동대는 어르신도 계셨다.
에헴. 사실 MMM도 재능 기부에 동참했다는 사실! 물론 '웨이브라스'에 견주기에는 부끄러운 일이다. 하지만 당당하게 어르신들 앞에 서서 직접 만든 크리스마스 카드를 들어 보였다.
대구에서 반려동물 사진관
"어르신들~ 저희는 매일신문에서 왔고요. 기자입니다 기자. 앞에 공연 잘 들으셨죠? 저희는 카드를 좀 만들어 왔어요. 이거 하나씩 나눠드릴테니까 예쁘게 봐주세요"
대구에서 반려동물 사진관
어르신들이 기자들의 손을 꼭 잡는다. 기자들이 직접 만든 크리스마스 카드를 못 받을까봐 발을 동동대는 어르신도 계셨다.

프랭크 시나트라의 'My way'가 연주될 때는 여기저기 따라 부르는 이들까지 속출. 마지막 곡이 끝나기도 전에 열화와 같은 앵콜이 이어졌다는 후일담을 전한다. 앵콜까지 마치고 나자 드디어 MMM의 차례가 돌아왔다. 에헴. 사실 MMM도 재능 기부에 동참했다. 물론 '웨이브라스'에 견주기에는 부끄러운 일이다. 하지만 당당하게 어르신들 앞에 선다. 그리고 직접 만든 크리스마스 카드를 들어 보였다. "어르신들~ 저희는 매일신문에서 왔고요. 기자입니다 기자. 앞에 공연 잘 들으셨죠? 저희는 카드를 좀 만들어 왔어요. 이거 하나씩 나눠드릴 테니까 예쁘게 봐주세요" 어르신들이 기자들의 손을 꼭 잡는다. 혹시 카드를 못 받을까봐 발을 동동거리는 어르신도 계셨다.

김승호 닥터김노인요양센터장은 "어르신들 대부분이 치매입니다. 얼핏 봐서 모르겠죠? 음악은 감성을 자극하기 때문에 정서적으로 참 좋습니다. 오늘 공연 너무 감사했습니다"라며 "크리스마스 카드는 어르신들 미술 치료 시간에 잘~ 쓰겠습니다. 젊은이들이 참 좋은 일 하네요"라고 말했다.

공연을 즐긴 강성자(71) 어르신은 "아무것도 모르지만 기분이 너무 좋네요. 그냥 지금 눈물이 날 것 같습니다"라고 했다. 어느새 기자들의 눈에도 눈물이 그렁그렁. 이 맛에 재능기부 하는가 싶다.

매일유업에서 하는
대구에서 반려동물 사진관 '주토피아'를 운영 중인 김현서 작가는 최근 청도에 있는 유기견 보호소 '허그안'에 다녀왔다. 자신의 사진찍는 재능을 유기견 사진 촬영에 기부하기 위함이다. 이날 10마리의 유기견 사진을 찍었고, 그 중 3마리가 소중한 가족을 만났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진행하고 있는 모금 프로그램인
대구에서 반려동물 사진관 '주토피아'를 운영 중인 김현서 작가는 최근 청도에 있는 유기견 보호소 '허그안'에 다녀왔다. 자신의 사진찍는 재능을 유기견 사진 촬영에 기부하기 위함이다. 이날 10마리의 유기견 사진을 찍었고, 그 중 3마리가 소중한 가족을 만났다.

◆MZ는 기부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능기부를 마치고 나오는 길. 웨이브라스 멤버 송재진 씨가 운을 띄운다. "우리 멤버들 모두 기부에 관심이 많아요. 그런데 기부라는 게 돈을 보내면 끝인 거잖아요. 그래서 저희는 좀 더 눈에 보이는 기부를 하고 싶었어요. 그렇게 저희가 가진 재능인 음악을 기부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네요. 연탄 나르기나 어르신을 찾아 봉사하는 것처럼 살을 맞대고 하는 봉사를 선호합니다"

그렇다. 요즘 MZ들은 기부도 자신만의 방법으로 한다. 다른 날 만난 대구 청년 한 명도 자신의 직업을 적극 이용하고 있었다. 대구에서 반려동물 사진관 '주토피아'를 운영 중인 김현서 작가가 그 주인공. 김 작가는 최근 청도에 있는 유기견 보호소 '허그안'에 다녀왔다. "반려동물 미용사 분과 뜻을 모아 함께 방문했어요. 저도 파양견과 유기묘를 키우는데, 입양 공고란에는 항상 급하게 찍은 사진이 전부더라고요. '좀 더 예쁘게, 그리고 아이들의 모습을 진실 되게 담아낸다면 입양이 더 잘 될텐데'라는 마음을 가지고 봉사에 임했습니다" 김 작가는 이날 10마리의 유기견 사진을 찍었고 그중 3마리가 소중한 가족을 만났다. 이 뿐만이 아니다. 가끔 이벤트로 사진을 찍어주고 그날 모인 돈은 전액 모금하는 기부도 종종 진행한다. 매달 청년들이 주축인 '사료 원정대'와 함께 보호소에 사료도 기부하고 있다. 그리고 김 작가는 말한다. "꼭 돈이 아니더라도 내가 가지고 있는 재능, 전문 지식을 어려운 이웃과 나누는 일은 굉장히 뜻깊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MZ 겨냥 다양한 기부 상품도 속속

나눔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현금과 물품을 나누는 '기부', 시간을 나누는 '자원봉사' 그리고 생명을 나누는 '장기 기증. 재능기부는 두 번째 '자원봉사'의 영역이라고 보면 된다. 예전에는 '의사의 무료 치료' '변호사의 무료 변론' 등 전문직 자원봉사가 많았다면, 근래에는 대단한 전문직이 아니더라도 자기가 가진 기술이나 재능으로 남들을 돕는 형태로 확장돼 가고 있다. 그리고 이 재능기부는 우리 젊은 층. MZ들이 선도하고 있다는 말씀!

매일유업에서 하는 '어르신의 안부를 묻는 우유배달' 캠페인. 우유가 2개 이상 쌓여있는지 발견함으로써 독거 어르신의 고독사를 예방할 수 있다는 취지다. 우유배달 기부에 참여하면 받을 수 있는 키트다. 어르신의 손편지에 마음이 따뜻해진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진행하고 있는 모금 프로그램인 '착한 펫'은 반려동물 이름으로 월 2만원 이상 정기 기부를 하는 하는 방식인데, MZ들의 참여도가 높다.

거기에다 자신의 관심 분야에 기부를 하는 젊은 친구들도 많아졌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진행하고 있는 모금 프로그램인 '착한 펫'에는 지난달 말 기준 강아지·고양이 등 총 106마리 반려동물이 가입했다. 반려동물 이름으로 월 2만원 이상 정기 기부를 하는 방식인데 MZ세대가 상당수 참여했다고. 대구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김혁준 대리는 "요즘 젊은층은 기부를 다 모바일로 합니다. 인터넷에서 자기가 관심 있는 분야 찾아서 기부하는 거죠. 그래서 우리도 홈페이지에 기부 영역을 선택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놨어요. 또한 요즘 트렌드에 맞춰 이슈 되는 기부금 사업을 한다든지. 소액 정기 기부를 만든다지 MZ를 겨냥한 상품을 내놓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리 지역에 이렇게 멋진 MZ들이 많았구나" 취재가 끝난 뒤 MMM 멤버들은 입모아 외쳤다. 이렇게 뿌듯할 수가 없다. 음 생각해보니 이 기사 또한 재능기부가 되지 않을까. 기사를 읽고 MZ들의 나눔 의지가 불타오른다면 말이다. 아, 이번 취재를 계기로 MMM도 물질적 기부에 동참했다. 연정은 '기부 마라톤', 소현은 '착한 펫 기부', 헌재는 '캄보디아 사랑의 집 짓기', 현정은 '어르신 우유배달 캠페인'. 기부라는 건 정해진 게 없다. 그냥 본인 마음 가는 대로 하면 된다. MZ가 놀기만 한다는 편견 버리자~ 좋은 일도 많이 한다는 것 제~~~~발 알아줬으면 좋겠다. 플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