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소홀하고 매출 열 올린 정홍근 사장 경영전략, 결국 불안 증폭으로
최근 들어 부쩍 늘어난 기체 결함...안전 우려 높아져
유럽 4개 노선 이관 받아도 정상 운행 가능할 지 의문 커
티웨이항공 여객기 기체 결함으로 인한 지연, 결항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안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한국~유럽 4개 노선(프랑크푸르트, 파리, 로마, 바르셀로나)을 이관 받을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이관이 이뤄져도 정상적인 운행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온다.
대한항공은 기체 결함 등 논란에 대해 말을 아끼면서도, 유럽 4개 노선 이관 관련해서는 "확인된 것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매출 증대에만 열을 올린 정홍근 티웨이항공 사장의 경영전략이 불안 증폭으로 이어졌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지난 11일 방콕 돈무앙 국제공항발 청주공항행 티웨이항공 여객기(TW184편)는 그야말로 아비규환이었다.
예정시간(0시 45분)보다 1시간이나 늦게 출발해 활주로로 이동하는 동안 경보음이 울리리고 탄 냄새가 객실을 가득 채운 것.
당시 승객들에 따르면, 기내에서 연기가 발생하고, 일부 승객들은 어지럼증과 두통을 호소했다. 특히 한 승객은 "기내에서 호흡이 곤란해지고 정신이 혼미해지는데 티웨이 측 대응은 느리기만 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결국 티웨이항공은 9시간이나 출발을 지연 시킨 후 최종적으로 결항을 통보했다. 결항 이유는 '엔진결함'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티웨이항공의 지연, 결항 등 기체 결함이 이번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지난 10월 중순에는 베트남 다낭공항에서 출발해 대구공항으로 향하던 티웨이항공 TW130편이 기체 결함으로 이륙 30여분 만에 회항, 7시간 40분가량 지연됐다.
10월 30일에는 인천에서 출발해 괌으로 향하던 TW303편이 긴급 안전점검 차 회항했고, 지난 3일에도 베트남 나트랑에서 청주공항으로 향하려던 189석 규모의 TW156편이 기체 결함으로 정비를 받은 뒤 8시간 지연 출발한 바 있다.
심지어 티웨이항공 기체 결함으로 승객들이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소동까지 벌어졌다.
지난 10일 오전 10시 5분 출발 예정이던 김해발 김포행 티웨이항공 TW962편에서 기체 결함이 발견되며 결항이 결정됐다.
승객들은 활주로에서 1시간 이상 대기했지만 결국 항공편을 이용할 수 없게 됐고, 티웨이항공은 버스 4대를 동원해 승객들을 김포로 이송했다. 이 과정에서 티웨이항공은 일부 승객들에게 버스 이용시 항공 티켓 환불이 불가하다는 잘못된 안내를 하며 반발을 사기도 했다.
이같은 결과들로 인해 정홍근 사장의 매출 일변도 경영전략이 실패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올해 3분기까지 1조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리면서 수송 실적이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중 2위로 급상승했다.
3분기 누적 매출은 9천898억원에 달하고 영업이익 역시 1천371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아직 4분기가 남았다는 점에서 매출 1조원 돌파는 자명한 사실로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티웨이항공의 올해 안전 투자 계획 규모는 1천177억원으로 나타나 다른 LCC 대비 매우 적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쟁사인 진에어는 4천774억원, 제주항공은 4천20억원으로, 약 4배 이상의 투자 규모를 보였다.
지난해 티웨이항공의 항공 안전 투자액도 361억원에 불과했는데, 이 역시 진에어(3천917억원)의 10%도 되지 않았다.
티웨이항공의 안전 의식이 여실히 드러난 상황에서 유럽 4개 노선을 이관 받아도 정상 운행이 가능할 지에 대한 의구심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대한항공은 유럽연합(EU) 경쟁 당국이 독점을 우려하고 있는 유럽 4개 여객 노선을 티웨이항공에 넘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대한항공은 항공기와 조종사, 승무원까지도 제공할 것으로 전해졌는데, 이에 대한 대한항공 내부 반발이 커 가능성 여부를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티웨이항공 상황을 비춰 볼 때, 유럽 4개 노선을 이관 받더라도 정상적으로 소화하기 어렵다는 관측이다. 안전 투자 규모나 경영진 인식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티웨이항공이 유럽 4개 노선을 이관 받기 위해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심사 결론이 나와야 한다. 하지만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2024년 2월 14일까지 결론을 늦춘 상황이다.
노선 이관 문제와 관련해 대한항공 관계자는 "기업결합 심사나 시정 조치안은 워낙 보안이 중요한 부분이라 세부 내용은 알지 못한다"며 "확인되거나 이런 것은 없다"라고 말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의원실 관계자는 "티웨이항공은 최근 지연율이 높아지는 등 논란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관계당국의 철저한 관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재계 관계자는 "대한항공 입장에서 티웨이항공의 잦은 기체 결함 및 지연은 부담일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유럽 4개 노선 이관 관련해서 대한항공 내부 우려가 높은 상황이라, 걱정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티웨이항공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시도했지만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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