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식량계획 부국장 "현지 혼란 예상보다 심각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두달 넘게 전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가자지구 인구의 절반이 굶주리고, 이중 90% 이상이 하루 종일 못 먹는 날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칼 스카우 유엔 세계식량계획(WFP) 부국장은 10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에 가자지구 주민의 참혹상을 전했다. 그는 "가자지구에 필요한 식량 공급량의 일부만이 반입되고 있다"면서 "가자지구 상황으로 인해 식량 등의 현지 전달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 일부 지역은 10개 가구 중 9개 꼴로 아무런 음식 없이 하루 종일 지낸다고 말했다.
스카우 부국장은 자신과 자신의 팀이 이번 주 가자지구를 방문해 "(식량) 창고들의 혼란, (식량) 분배 장소에 몰려든 굶주리고 필사적인 수천 명의 모습, 진열대가 거의 빈 슈퍼마켓, 정원보다 많은 사람으로 가득 찬 대피소와 사람들로 터질 듯한 화장실"을 목격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지 주민들의 공포와 혼란, 절망감이 자신이 예상한 수준을 훨씬 넘어섰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 24일부터 1주일간 지속한 일시 휴전 기간 긴급히 필요한 일부 구호물자가 가자지구 내로 반입됐으나, 현지 수요에 맞추려면 두 번째 대규모 반입이 필요하다고 WFP는 지적했다.
가자지구 칸 유니스 나세르병원의 성형·화상외과 과장인 아흐메드 모그라비 박사도 BBC와 인터뷰에서 "먹을 것이 충분히 없고 쌀만 있다. 쌀만 있다는 게 믿어지느냐"며 "우리는 하루에 딱 한 번만 먹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 살 딸이 항상 단 것, 사과, 과일을 달라고 하지만 나는 줄 수가 없다. 무력감을 느낀다"고 한탄했다.
이스라엘은 현재 가자지구 남단 라파 검문소를 통해 제한된 양의 물자 반입만 허용하고 있다.
한편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남부 중심도시 칸 유니스 도심에도 대피 명령을 내리고 지상 작전을 이어갔다. 98사단은 공군의 지원을 받아 칸 유니스에서 하마스와 전투를 계속하고 있으며 다른 부대들도 남부 곳곳에서 하마스 지휘소와 터널 등을 공격하는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가자지구 북부 전투도 한층 격렬해지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가 가자지구 북부 자이툰 지역의 건물을 점령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공격을 시작했다고 밝히고 관련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군인들이 골목길에서 총을 쏘는 모습이 담겼으며 해당 지역의 지리적 특징을 확인했다고 CNN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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