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첫 선고…해밀톤 호텔 대표 '벌금 800만원'

입력 2023-11-29 10:31:09 수정 2023-11-29 13:28:05

참사 발생 396일만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호텔 주변에 불법 구조물을 세우고 도로를 허가없이 점용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해밀톤호텔 대표 이모 씨가 29일 오전 선고 공판을 마친 후 서울서부지방법원을 나서고 있다. 이날 서울서부지법 형사4단독은 이모 씨에 대해 벌금 800만원을 선고했다. 연합뉴스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호텔 주변에 불법 구조물을 세우고 도로를 허가없이 점용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해밀톤호텔 대표 이모 씨가 29일 오전 선고 공판을 마친 후 서울서부지방법원을 나서고 있다. 이날 서울서부지법 형사4단독은 이모 씨에 대해 벌금 800만원을 선고했다. 연합뉴스

159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골목에 불법 가벽을 증축해 피해를 키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해밀톤 호텔 대표 이모(76)씨에게 법원이 벌금형을 선고했다.

이태원 참사와 관련, 기소된 피고인 가운데 1심 선고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참사 발생 396일만이다.

29일 서울서부지법 형사4단독 정금영 부장판사는 도로법 및 건축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해밀톤 호텔 대표이사 이모씨에게 벌금 800만원을 선고했다. 이씨는 해밀톤호텔 서쪽에 구조물을 불법으로 세우고 도로를 허가 없이 점용한 혐의로 지난 1월 불구속기소 됐다.

재판부는 호텔 뒤편에 테라스 형태의 건축물을 불법 증축한 혐의는 유죄로 인정했지만, 참사가 일어난 골목의 가벽 설치 행위에 대해서는 법률 위반의 고의성이 보이지 않는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2010년 이전부터 지금의 가벽과 비슷한 형태의 가벽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가벽이 건물 건축선을 침범해 문제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이 대표 측이 건축선을 침범했다는 사실 자체를 인지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더불어, 가벽을 관할 관청에 신고하지 않았다는 건축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가벽이 호텔 건물에 속한 건축물로 완전히 분리되지 않아 신고 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검찰은 이씨가 세로 약 21m, 폭 약 0.8m, 최고 높이 2.8m의 철제패널 재질 가벽을 관할 구청에 신고하지 않고 세워 건축선을 약 20cm 침범하고 도로를 좁게 만들어 교통에 지장을 줬다고 판단했다. 참사 당시 이 가벽 탓에 좁은 골목이 더 비좁아지면서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호텔 별관 1층과 2층 뒤쪽에 각각 테라스 등 건축물을 무단 증축함 혐의로 함께 기소된 주점 프로스트 대표 박모(43)씨에게는 벌금 100만원, 라운지바 브론즈 운영자 안모(40)씨에게는 벌금 500만원이 선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