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육사문학제 참가단, '도쿄 곳곳의 독립운동 흔적 찾아'

입력 2023-11-22 14:48:54 수정 2023-11-22 15:18:41

관동대지진 조선인희생자 추모비 참배, "일본측 진상규명해야"
3·1만세운동 도화선, 일본유학생 조선청년단 '2·8독립선언'

일본 도쿄 육사문학제 참가를 위해 일본을 방문 중인 참가단들이 도쿄 곳곳에서 독립운동의 흔적을 찾아 나섰다. 사진은 3.1운동의 도화선이 된 일본 조선청년단들의
일본 도쿄 육사문학제 참가를 위해 일본을 방문 중인 참가단들이 도쿄 곳곳에서 독립운동의 흔적을 찾아 나섰다. 사진은 3.1운동의 도화선이 된 일본 조선청년단들의 '2.8독립선언' 기념 자료실을 찾은 모습. 일본 도쿄에서 엄재진 기자

일본 도쿄 육사 문학제에 참가하고 있는 안동인들이 도쿄 곳곳에 남아있는 조선 독립운동의 흔적을 찾아 나섰다.

21일 일본 방문 첫날 이들은 관동대지진으로 희생됐던 조선인들을 추모하는 추모비를 찾아 참배했다.

올들어 관동대지진 100년을 맞아 일본에서는 조선인 희생자에 대한 일본 정부차원의 진상규명과 사과, 한국 정부의 희생자에 대한 명예회복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923년 9월 1일 오전 11시 59분, 도쿄를 중심으로 한 관동 지역에 진도 7.9급의 초강력 지진이 발생했다. 재난 상황에서 계엄령이 시행되고, '조선인이 폭동을 일으킨다', '우물에 조선인이 독을 넣었다'는 등 근거없는 소문들이 만들어지면서 일본 경찰과 자경단에 의해 조선인 6천600여명이 희생당했다.

하지만 1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일본 정부는 사과는 물론 진상 규명을 위한 노력도 기울인 적이 없다. 다만 50주년되던 해에 조선인 희생자 추도 실행위원회가 주도해 추모비를 건립했다.

일본 도쿄 육사문학제 참가를 위해 일본을 방문 중인 참가단들이 도쿄 곳곳에서 독립운동의 흔적을 찾아 나섰다. 사진은 3.1운동의 도화선이 된 일본 조선청년단들의
일본 도쿄 육사문학제 참가를 위해 일본을 방문 중인 참가단들이 도쿄 곳곳에서 독립운동의 흔적을 찾아 나섰다. 사진은 3.1운동의 도화선이 된 일본 조선청년단들의 '2.8독립선언' 기념 자료실을 찾은 모습. 일본 도쿄에서 엄재진 기자

문학제 참가단 일행은 22일 일본인으로 조선 독립운동가들의 변호를 맡아 무죄를 주장했던 후세 다쯔지 변호사의 묘를 찾아 참배하고, 3·1만세운동의 도화선이 된 재일본 조선청년단이 주도한 '2·8 독립선언' 기념 자료관을 찾았다.

일본 동경에 자리한 재일본한국YMCA 건물 2층에 마련된 '2·8독립선언 기념 자료실'에는 일제 강점기 조선총독부의 폭정과 함께, 당시 일본 유학생들을 중심으로 한 독립운동에 대한 열망과 노력들을 한 눈으로 살필 수 있는 자료들로 빼곡히 전시돼 있다.

1919년 2월 8일, 조선청년자립동맹은 도쿄 간다에 있는 조선기독청년회 회관에서 수백여명의 유학생들이 참석한 가운데 조선청년단 독립선언서를 낭독했다.

선언문에 서명한 학생들은 그 자리에서 체포됐지만, 선언문의 전문은 국내의 독립운동가들에게 전달됐고, 대한 독립운동의 기폭제 역할을 한 3·1만세운동의 도화선이 됐다.

주재형 재일본한국YMCA 15대 총무는 "당시 청년 유학생들이 중심이 되어 적의 심장부에서 대한독립을 선언했던 것은 세계적으로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며 "이들의 나라사랑과 독립에 대한 의지가 결국에는 국내를 비롯해 만주 등 해외 독립운동 정신과 이어져 해방의 날을 맞게 된 것"이라 설명했다.

이육사 선생의 딸 옥비 여사는 "당시의 치열했던 청년들의 삶이 오롯히 떠오르는 듯 하다"며 "육사 선생이 일본에서의 유학 생활 과정에서 어떤 생각과 삶을 살았을지 독립선언문을 통해 다시금 되새기게 된다"고 말했다.

일본 도쿄에서 엄재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