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성군 구지면 ‘대구국가산단반도유보라아이비파크2.0’ 모두 18자 ‘최장’…외래어·브랜드명 더해 복잡해져
"선생님, 우리집 아파트 이름이 안 외워져요."
21일 대구 북구의 한 유치원에 들어서자 5, 6세 아이들이 '우리집 아파트 이름'을 쓰고 있었다.
일부는 살고 있는 아파트 전체 이름을 몰라 교사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아파트 명칭이 길어 외우기 힘든 탓이다.
그렇다면 대구에서 이름이 가장 긴 아파트는 어딜까.
대구시에 따르면 2020년 6월 준공한 달성군 구지면 '대구국가산단반도유보라아이비파크2.0'이다. 모두 18자다. 동구에 위치한 '신암뉴타운동대구해모로스퀘어웨스트'가 17자로 뒤를 이었다.
다음으로 중구의 '달성파크 푸르지오 힐스테이트'(13자), 수성구의 '만촌삼정그린코아에듀파크'(12자) 순이었다.
아파트 이름이 길어진 건 외래어를 앞세운 고급화 전략이자 집값 상승을 위한 마케팅의 하나로 풀이된다.

외국어가 포함된 길고 복잡한 아파트 단지 이름 등장에 '부모가 자식 집도 못 찾는다', '시골 시어머니가 못 찾아오게 길게 지었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왔다. 우리나라 아파트 이름이 유독 복잡해 외우기도, 부르기도 어렵다는 걸 단적으로 보여주는 설명이다.
흔히 근처에 강이 있으면 '리버', 숲이 있으면 '포레', 공원이 있으면 '파크'가 붙는다. 도심지와 근접하면 '센트럴', 학군지엔 '에듀' 등 외래어를 추가하기도 한다.
과거에는 만촌우방, 성서주공2단지, 지산목련 등 지역명과 건설사 이름을 결합해 짓는 경우가 많았다. 2000년대 들어 건설사들이 파크드림, 아너스, 포레스트, 캐슬, 래미안, e편한세상, 자이 등 아파트 브랜드를 만들기 시작했다. 요즘에는 '마크써밋', '퍼스트', '아크로' 같은 브랜드까지 등장해 더 복잡해졌다.
부동산 정보 조사 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2019년 분양된 전국 아파트 이름의 평균 글자 수는 9.84자다. 1990년대 4.2자에 불과했던 평균 글자 수가 배 이상 길어졌고, 이제는 20자에 육박하는 아파트 이름까지 등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 대구시 관계자는 "법적으로 민간 아파트 이름을 규제할 수는 없지만, 아파트 작명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쉬운 이름을 짓도록 유도하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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