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구의회 의원 4명 "구의원에 욕설한 수성문화재단 대표 사퇴하라"

입력 2023-11-20 17:40:27 수정 2023-11-20 21:38:57

지난해 10월 재단 4급 팀장 채용인물, 직장내 괴롭힘 징계 전력
자료 제출 요구 수차례 거부, 구의원 대외적 발언 문제 삼으며 충돌
배선주 대표 "고함 친 건 잘못 맞아 죄송…욕설한 적은 없다"

정대현 수성구의원을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소속 구의원들이 20일 오후 1시 20분 수성구청 앞에서 배선주 수성문화재단 대표이사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김지수 기자
정대현 수성구의원을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소속 구의원들이 20일 오후 1시 20분 수성구청 앞에서 배선주 수성문화재단 대표이사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김지수 기자

수성구청 산하 수성문화재단 채용과 관련해 구의원의 자료 제출 요구를 거부하는 재단 대표가 구의원에게 반말과 욕설을 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구의원들은 재단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20일 오후 수성구청 앞에서는 정대현 수성구의원을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소속 수성구의원 4명이 배선주 수성문화재단 대표이사의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갈등은 정 구의원은 앞서 지난 10월 임용된 수성문화재단 4급 팀장 A씨 채용 관련 자료를 요구했다가 여러 차례 거부당하면서 촉발됐다.

A씨는 과거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중징계 전력이 드러나면서 채용정당성에 대한 시비가 인 인물이다. 정 구의원은 A씨 사안을 들여다보기 위해 4급(전문 문화예술 부문) 필기합격자 및 면접대상자 3인의 이력서와 심사위원 명단 및 심사평가서를 수성문화재단에 요구했다.

수성문화재단 측은 '개인정보보호법'과 '지방자치법'에 저촉된다며 자료 제출을 거부했다. 정 구의원은 법적 근거를 들며 두 차례 더 자료 요청을 했으나, 재단 측은 A씨의 이력서, 최종합격 당시 총점(위원별 점수), 5개 심사항목에 대한 자료만 보냈을 뿐 경쟁자에 대한 정보 등은 누락됐다.

정 구의원은 정당한 자료 제출 요구에도, 배선주 수성문화재단 대표이사가 되려 자신의 대외적 발언이 잘못됐다고 지적하며 막말과 욕설 등을 했다며 사퇴를 요구했다.

정 구의원은 "배 대표이사가 지난 17일 오전 전화해 반말과 고성, 막말 등을 섞어가며 '똑바로 해라. 정정하지 않으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협박했다"며 "주민들이 선택한 선출직 의원에게 아무 거리낌 없이 반말과 막말 등을 한다는 건 의원과 의회, 주민 모두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정 구의원은 이어 "수성구 주민의 문화복지 최전선에 있어야 할 사람이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로 징계받은 경력과, 채용 절차에 대한 의문점을 주민을 대신해 확인하는 건 의원의 당연한 의무"라며 "수성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즉각 사퇴해야 하고, 수성구청장은 당장 수성문화재단에 대한 기관감사에 들어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수성구의회 사회복지위원회의 수성문화재단 행정사무감사에서도 관련 공방이 이어졌다.

정 구의원은 배 대표이사를 향해 "본 의원에게 전화로 한 말을 기억하시냐"고 물었고 배 대표이사는 "기억한다. 다만 정 구의원이 재단의 연간 예산을 정확히 파악하지 않고 이야기를 해서 화가 났다. 재단 예산은 2022년도에 187억, 2023년도에 215억인데 연간 예산이 300~400억이라고 잘못 말 한 것은 먼저 사과를 하셔야 한다"고 맞섰다.

수성문화재단 측은 또 ▷A씨가 다른 직장에서 징계받은 사실이 있더라도 채용 불가 사안은 아닌 점 ▷합격이 내정된 이후 징계 사실을 알게된 점 ▷채용 과정에서 뛰어난 추진력을 보여준 점 등을 내세워 A씨 채용이 정당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표이사가 구의원에게 고성과 반말을 한 점에 대해서는 잘못을 시인했다.

배 대표는 "구의원에게 언성을 높인 점은 잘못된 게 맞다. 하지만 구의원 주장처럼 욕을 한 적은 없다. 다만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며 고함과 반말은 있었다. 화가 나서 잠도 못 자고 욱하는 마음에 그랬다. 고함 친 부분은 후회스럽다"고 말했다.

정 구의원이 요구한 자료에 대해서도 "고문 변호사 등 자문을 많이 받았는데, 자료를 주면 안 된다는 답이 되돌아왔다. 구의원만 본다면 얼마든지 보여드릴 수 있다. 외부 유출을 우려했던 거다. 오해를 푸셨으면 좋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