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아닌 국민들께 중요한 범죄 피해자 보호·이민자 정책 정비 위해 왔다"
출입국·이민정책 변화도 예고 "10년 내 저를 비난할 일 많을 것…처음 가는 길, 잘 해보겠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7일 대구의 강력범죄 피해자 지원 현장을 방문했다. 한 장관은 대구지역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내면서도, 이번 대구 방문에 정치적인 의도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 장관은 이날 오후 1시 30분부터 대구 수성구에 위치한 대구스마일센터를 찾아 시설 참관 과 직원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번 대구 방문은 사전에 준비된 법무부 장관의 일상적인 정책 행보지만, 최근 정치권 상황과 맞물리면서 정치적인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이와 관련 한 장관은 "오래전에 예정된 외국인 정책과 피해자 보호 정책을 위한 통상적인 방문"이라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 "많은 정치인들에게는 총선이 인생의 전부일지 모르지만, 열심히 하루하루 살아가는 대부분의 국민들, 대구시민들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며 "오늘 점검할 범죄 피해자 보호와 인구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외국인·이민자 정책을 잘 정비하는 게 국민들께 더 중요할 수 있다. 나는 오늘 그 일을 더 잘하려고 온 것"이라고 했다.
이날 한 장관은 대구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대구에 두 번째 왔는데, 평소에 대구시민들을 깊게 존경해 왔다"고 운을 띄우며 그 이유를 나열했다.
한 장관은 "우리 대구시민들이 처참한 6.25 전쟁 과정에서 단 한 번도 적에게 이 도시를 내주지 않았고, 전쟁의 폐허 이후에 산업화를 진정으로 처음 시작해 다른 나라와의 산업화 경쟁에서 이긴 분들이기 때문"이라며 "마지막으로 대구의 굉장한 더위를 늘 이기시는 분들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 장관은 대구법원과 검찰청사를 수성구 연호지구에 새로 짓는 '대구 법조타운 이전' 사업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당초 2028년 말까지 완료될 예정이었지만, 최소 1년은 더 늦춰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그는 "지역의 숙원이기도 하고 여러 이해 관계가 있다. 대구시민 뜻을 잘 받들고 법원과 협의해서 하겠다"며 "구치소 이전은 늘 시민 사이 이해관계가 나뉘고 이쪽, 저쪽 주장 모두 이해할 만한 말씀이라고 생각한다. 거창 구치소 개청 때처럼 의견을 잘 모아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최근 큰 화두가 된 외국인 인력‧출입국·이민정책의 혁신적인 변화도 예고했다. 이번 방문 일정에 달성산업단지가 포함된 것 역시 숙련기능인력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실태를 파악하기 위함이다.
한 장관은 "올해 10월부터 입국·이민정책의 획기적인 툴을 만들었다. (골자는) 대한민국 국민과 잘 지내고 국가에 기여하는 경우 승급제 인센티브를 도입하자는 것이다. 이것이 10월부터 시작한 게 E-7-4 숙련인력 점수제 비자"라며 "오늘 가는 공장 근로자들 중 승급된 분들이 계신다. 정책이 잘 시행되는지, 취지가 잘 반영되는지 잘 들어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출입국·이민관리청'(가칭) 설립과 관련해 "(각 부처가 현재 맡는 이민 관련 기능은) 그대로 둔 채 별도 인원 파견 받아서 이민청을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이를테면 외국인 문제를 여성가족부·고용노동부 차원의 가족·노동 문제로만 보고 간다면, 각 영역에서의 역할만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외국인 정책이나 출입국 정책에 대해선 앞으로 10년 내에 저를 비난할 일이 굉장히 많으실 것이다. 가보지 않은 길이기 때문"이라며 "외국인 정책에서 아직 성공한 나라는 없다. 우리는 후발주자로 출발하지만, 세계평화라거나 인도주의를 위한 게 아니다. 우리 국민들이 잘 살고 대한민국에 도움이 되는 정책을 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장관은 "노무현 대통령께서 현재 제가 추진하는 이민청을 추진한 적이 있지만, 실패했다. 각 부처 기능을 뺏어서 하나의 기구로 통합하려 했기 때문"이라며 "각 부처가 가진 기득권을 뺏어야 하는데, 법률을 10개쯤 바꿔야 한다. 지금의 더불어민주당과 가능한가"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제가 하려는 방안은 그 기능은 그대로 둔 채 각 부처에서 별도 인원을 파견받아서 출입국·이민관리청을 만들겠다는 것이다"며 "이 방식이면 법을 1~2개만 바꾸면 된다. 우리 경쟁국인 중국, 일본은 모두 5~7년 전에 이런 조직을 만들었다. 우리는 늦었지만, 참고할 자료가 많다. 잘 해보겠다"고 다짐했다.
한 장관은 이날 범죄피해 트라우마 통합지원 기관인 스마일센터를 시찰한 뒤, 달성군 달성산업단지 찾아 지역특화형 비자·숙련기능인력 확대를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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