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용인 반도체 임대단지 규제 완화…구미 5산단 투자기업 유치 제동

입력 2023-11-15 17:59:17 수정 2023-11-15 21:10:34

입주 업종들 대다수 겹쳐 우려 커…비수도권 기업 입주 가능 땐 난감
구미 경제계 "수도권 집중 막아야"

구미산단 전경.
구미산단 전경.

국토부 수도권정비위원회가 수도권(용인 반도체클러스터) 규제를 완화하면서 13만5천㎡에 달하는 용인 임대전용단지에도 비수도권 기업의 입주가 가능해진 것으로 확인됐다. 심지어 해당 단지의 입주업종이 반도체 특화단지로 지정된 구미5국가산단지의 입주업종과 대다수가 동일한 것으로 밝혀져 구미 경제계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앞서 국토부 수도권정비위원회는 지난달 6일 회의를 열고 비수도권 소재 반도체 소부장 기업이 기존 공장을 이전·축소하지 않고 증설할 경우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협력화단지(45만1천㎡)에 입주할 수 있도록 결정했다. 비수도권 기업 입주 제한 규제 탓에 협력화단지 미분양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는 용인시의 건의를 받아들인 것이다.

용인 협력화단지는 분양단지와 임대단지로 구성돼 있다. 분양단지의 경우 26만1천㎡(72%·27개 필지)가 분양 완료됐고, 5만5천㎡(28%·10개 필지)는 미분양 상태다.

임대단지는 13만5천㎡(18개 필지)로 미분양 용지보다 면적이 2배 이상 넓다. 아직 임대계약을 체결한 기업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규제가 완화된 만큼 비수도권 기업이 입주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또 다른 문제는 규제가 풀린 용인 협력화단지의 입주가능 업종이 구미5국가산단 2단계(557만㎡)와 대다수가 겹친다는 점이다.

용인 협력화단지 입주업종은 ▷C20(화학 물질 및 화학제품 제조업·의약품 제외) ▷C25(금속 가공제품 제조업) ▷C26(전자부품·컴퓨터·영상·음향 및 통신장비 제조업) ▷C27(의료·정밀·광학기기 및 시계 제조업) ▷C28(전기장비 제조업) ▷C29(기타 기계 및 장비 제조업) ▷M70(연구개발업·인문 및 사회과학 연구개발업 제외) 등 7가지다. 이 가운데 C26·C27·C28·C29는 구미5산단에도 입주가 가능한 업종이다.

구미산단 제조업체 관계자는 "수도권과 구미산단의 입주업종이 동일한 경우 투자 기업이 수도권으로 마음을 돌릴 수도 있다"며 "가뜩이나 수도권 집중화로 문제가 되는데 기업마저 수도권으로 몰리면 지방은 더욱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구미시 관계자는 "최근 구미에서 이뤄진 대규모 투자는 대다수가 기존 공장의 증설 투자로, 반도체 소재부품 기업 유치에 매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도권 규제가 풀려 우려된다"며 "더 이상 수도권 규제 완화가 이뤄지지 않도록 정부 부처를 찾아가 설득하고, 구미 반도체 특화단지에 필요한 인프라와 시설이 적기에 배치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