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1년 앞두고 위기·기회 동시에…변곡점 선 대구로 택시

입력 2023-11-06 17:44:44 수정 2023-11-06 19:53:44

일호출수 7천700건, 기사배정 10초, 승객 탑승 2.2분
지역 택시앱 중 단연 돋보여 타지자체서 비결문의
승객수 증가 정체 중, 대구로페이 혜택 축소 가능성은 걱정
인성데이타 "활성화 계획 수립 중, 내달쯤 공개 가능할 듯"

대구 시내의 한 법인택시 회사 주차장에
대구 시내의 한 법인택시 회사 주차장에 '대구로택시'가 운행에 들어가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매일신문DB

정부가 카카오택시의 독과점 폐해, 불공정 계약 문제를 지적하고 나선 가운데 택시업계와 소비자를 모두 보호할 대안으로 지역 택시앱의 선두주자인 대구로택시가 주목 받고 있다. 오는 12월 출범 1년을 맞는 대구로택시에게 내년은 실질적인 서비스 경쟁력을 증명하는 시험무대가 될 전망이다.

대구로택시앱을 활용 중인 택시기사. 매일신문DB
대구로택시앱을 활용 중인 택시기사. 매일신문DB

◆첫해부터 존재감, 앱 개선 지속

대구로택시는 대구시의 지원과 회사 차원의 전폭적인 투자 속에 최근까지 대구시 전체 운행택시의 80.4%인 1만877대를 가입시키는 등 뚜렷한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출시 10개월 만에 거래누적액 558억원, 지난 9월 기준 택시호출시장 점유율은 약 16%를 기록 중이다. 운영사인 인성데이타가 콜당 200원, 월최대 3만원에 불과한 수수료를 내세웠고, 대구시와 업계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 출시 초기부터 많은 이용자와 기사수를 확보한 것이 주효했다.

현재까지 전국적으로 10개 지방자치단체가 지역 택시호출앱을 도입한 가운데 일호출수(7천700여건), 대당 일호출수(3.5~5) 모두 대구로택시가 가장 앞선다. 기사배정에는 10초, 승객탑승에는 평균 2.2분이 소요돼 다른 지자체에서 비결을 문의하는 수준이다.

출시 이후 52회의 업데이트를 거치는 등 모바일 앱에 대한 개선작업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자체 지도 없이 다른 IT회사의 지도앱을 사용하면서 경로 선택 등에 최적화가 덜 이뤄졌다는 평가를 받아 왔는데, 상세주소 입력 및 애니메이션 추가 9건의 개선작업이 이뤄졌다. 현재 네이버 지도와 호환성이 높은 전용지도를 구축을 비롯해 최단거리 탐색기능 개선작업 등 10건의 개선작업을 진행 중이다.

대구시가 지난 8월 카카오택시를 상대로 제기한 공정거래위원회 제소 결과도 향후 시장 판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점이다. 현재 카카오택시가 가맹기사의 대구로 택시 호출 건에 대해서도 매출의 5% 안팎의 수수료를 받고 있는데, 이 점이 불공정행위로 인식된다면 기사들이 대구로택시 활용을 더 늘릴 수 있는 동기가 되기 때문이다. 공정위 조사에는 통상 1년 정도가 걸리고 이번 사안 역시 내년 이후 결론이 나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상승세 주춤, 장점 약화도 우려

위기론 역시 존재한다. 인성데이타에 따르면 대구로택시 호출건수는 지난 3월 고점(28만1천여건)을 기록한 이후 매월 20만건 안팎을 기록하며 정체된 상태다. 지난 6월 17만9천여건까지 떨어졌던 호출 건수는 7월과 8월 19만5천여건으로 반등했으나, 9월에는 18만7천여건으로 다시 하락했다.

이는 대구시가 출시 초기 진행한 첫 탑승 3천원 및 다음날 2천원 쿠폰 제공이 3월로 끝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후로는 승객 유입세가 주춤해 새로운 상승동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호출수가 여전히 카카오에 대비 많이 떨어지기 때문에 대구로 앱을 이용하는 택시 기사들도 여전히 카카오택시 앱에 더 익숙한 것도 약점이다. 지속적인 업데이트에도 앱 사용성이 카카오에 비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원인이다.

내년 이후 대구로택시가 내세웠던 각종 장점이 다소 퇴색할 가능성도 문제다. 우선 지역화폐인 대구로페이가 국비 지원 축소로 내년 이후 할인율이 현행 7%보다 떨어지거나 발행금액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점이 악재로 꼽힌다. 대구로택시 이용 시 앱 안에서 대구로페이 결제가 가능해 사용편의성이 돋보이는 점이 퇴색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구시 역시 복합적인 이유로 내년 대구로택시 관련 지원예산을 별도로 마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으로는 집중포화를 맞고 있는 카카오가 수수료를 확 낮출 경우 카카오 쏠림현상이 도리어 심해질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택시업계에서는 다수의 외부투자자를 확보한 카카오가 회사 수익성을 희생해가며 결단을 내릴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대구로택시 운영사 인성데이타는 내달 20일 서비스 출시 1주년을 앞두고 이용활성화 방안 마련에 부심 중이라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내년 사업계획을 준비하는 시기고 대구로택시 활성화 방안 역시 계속 가다듬는 중이다. 준비를 마치면 빠르게 시민들께 공개하겠다"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