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의 토트넘, 63년 만에 리그 우승 꿈 이룰 수 있을까?

입력 2023-11-01 09:50:07 수정 2023-11-01 17:56:34

손흥민이 주포 해리 케인 이적 공백 훌륭히 메워
신입생 매디슨이 중원 지휘, 판더펜은 철벽 수비
토트넘, 10경기 무패 행진으로 리그 1위 질주 중

EPL 토트넘의 무패 행진을 이끌고 있는 주장 손흥민. 토트넘 SNS 제공
EPL 토트넘의 무패 행진을 이끌고 있는 주장 손흥민. 토트넘 SNS 제공

설레발, 김치국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과 토트넘 팬들에게 기분 좋은 얘기임엔 틀림 없다. 시즌 초반 맹위를 떨치고 있는 토트넘을 두고 EPL 우승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토트넘은 지난달 28일(한국 시간) 크리스탈 팰리스를 2대1로 물리쳤다. 이날 승리로 토트넘은 2023-2024 EPL 개막 후 10경기 무패 행진(승점 26)으로 리그 1위 자리를 지켰다. 토트넘의 뒤를 아스널(승점 24), 맨체스터 시티(승점 24), 리버풀(승점 23)이 쫓고 있다.

시즌 개막 전만 해도 토트넘이 이처럼 잘 하리라곤 예상하기 어려웠다. 지난 시즌엔 고전 끝에 8위까지 추락했다. 명장이라던 안토니오 콘테 감독도 도중에 팀을 떠났다. 게다가 손흥민과 '찰떡 호흡'을 선보였던 주득점원 해리 케인이 바이에른 뮌헨(독일)로 이적하며 우려가 더 짙어졌다.

이번 시즌 EPL 토트넘으로 이적, 중원 사령관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제임스 매디슨. 토트넘 SNS 제공
이번 시즌 EPL 토트넘으로 이적, 중원 사령관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제임스 매디슨. 토트넘 SNS 제공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달랐다. 주포 케인이 없음에도 더욱 탄탄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새 사령탑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콘테 감독과 달리 공격적인 축구를 적극적으로 시도하며 팀을 탈바꿈시켰고, 새로 주장을 맡은 손흥민은 최전방 공격수 역할도 잘 소화해냈다.

토트넘은 개막전에서 브렌트포드와 비긴 이후 연승을 달렸다. 숙적 아스널과의 '북런던 더비'에서 승점 1을 챙겼고, 강호 리버풀엔 극적으로 이겼다. EPL 10라운드까지 8승 2무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아르센 벵거는 아스널의 전설적 감독. 2003-2004시즌 아스널은 벵거 감독의 지휘 아래 EPL 역사상 유일하게 무패 우승을 달성했다. 그는 최근 토트넘이 리그 우승 경쟁자 중 하나가 될 것이란 예상을 내놨다. 제임스 매디슨을 영입, 중원에 창의성을 더하고 미키 판더펜을 영입해 수비를 보강한 걸 칭찬했다.

크리스티안 에릭센(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떠나보낸 뒤 토트넘은 중원에서 경기를 조율할 선수가 마땅치 않았다. 패스, 탈압박 능력이 좋은 매디슨은 토트넘의 고민을 지웠다. 손흥민과 좋은 호흡을 보여주며 공격에 힘을 불어넣고 있다. 판더펜은 탄탄한 체격과 빠른 발로 '구멍' 에릭 다이어를 밀어내고 중앙 수비수 역할을 잘 해내는 중이다.

EPL 토트넘의 공격을 이끄는 손흥민과 제임스 매디슨. 손흥민은 팀의 주장, 매디슨은 부주장 역할을 맡고 있기도 하다. 토트넘 SNS 제공
EPL 토트넘의 공격을 이끄는 손흥민과 제임스 매디슨. 손흥민은 팀의 주장, 매디슨은 부주장 역할을 맡고 있기도 하다. 토트넘 SNS 제공

게다가 토트넘은 승점을 관리하고 체력을 배분하기에 경쟁자들보다 유리하다. 지난 시즌 부진해 유럽축구연맹(UEFA) 클럽대항전에 출전하지 못하는 데다 카라바오컵(리그컵)에서도 초반에 탈락, 앞으로 EPL과 FA컵 일정만 소화하면 된다. 반면 경쟁자들은 3~4개 대회를 병행해야 한다.

하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출신인 축구 해설가 게리 네빌은 토트넘의 앞날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렇게 예상한 이유는 지난 시즌 우승팀 맨체스터 시티 때문. 시즌 초반 주춤했으나 지난달 30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3대0으로 완파하고 다시 살아난 점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토트넘은 아직 EPL 우승 경력이 없다. 토트넘이 리그에서 우승한 건 EPL 출범 이전인 1960-61시즌이 마지막이다. 손흥민은 크리스탈 팰리스전 승리 후 "우승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 지금은 차근차근 전진해야 할 때"라고 했다. 그러나 어느 때보다 우승 가능성이 높은 때인 건 분명하다. 토트넘이 63년 만에 리그 우승을 달성할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