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2016년 폐차 직전 마을버스로 5대륙 48개국 여행
"50살에 여행작가로 전업… 시작하기에 늦은 나이는 없어"
'마을버스 세계를 가다' 저자인 임택(63) 여행작가가 30일 대구 매일신문 11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매일 탑 리더스 아카데미에서 특강에 나섰다.
임 작가는 지난 2014~2016년 다녀온 677일간의 여행기를 풀어내며 도전과 청춘에 관한 메시지를 던졌다. 그는 2014년 10월 페루를 시작으로 2016년 9월까지 5대륙 48개국 147개 도시를 일주해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임택 작가는 "48만km를 달려 폐차 직전이던 마을버스와 세계를 일주하고 왔다. 여행을 떠난 이유와 그 과정을 이야기할 건데 끝까지 들어보면 결국 인생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가 생각한다"는 말로 강의를 시작했다.
이어 "여행작가를 하기 전에 무역을 했다. 경제적 여유를 갖춘 다음 길을 떠났다. 세계를 한 바퀴 돌고 오니 강의를 권유받아 마이크를 잡게 됐다. 1천200명이 모인 큰 공연장에서 처음 강연을 했는데, 놀라운 건 많은 사람들 앞에서도 하나도 떨리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스스로도 몰랐던 재능을 여행을 통해 발견하게 됐다"고 말했다.
임 작가는 여행작가를 결심하고 여행을 시작한 과정을 재치 있는 언사로 전달했다.
그는 "직장 생활을 하던 어느 날 아내에게 '50살까지 열심히 일해 이사도 하고 아이들을 다 키워놓은 뒤 여행작가의 길을 갈 테니 밀어 달라'고 했고 아내도 웃으며 좋다고 했다"며 "그리고 꿈을 실현할 때가 왔다. 경제적 여유가 커져 사업도 정리할 때가 왔다는 판단이 서 용기를 냈다"고 했다.
그러면서 "주변에서는 여행작가를 하기에 늦은 나이라고 했다. '왜 모든 일을 접고 하지 않던 일을 하려고 하느냐'며 주저앉히려 했다. 주변 세력부터 잠재워야겠다고 생각해 늦은 나이에 역사에 이름을 남긴 사람이 있는지 조사했더니 너무 많아 다 추릴 수가 없을 정도였다"면서 76세에 그림을 시작해 101세까지 작품 1천600점을 남긴 미국의 화가 '애나 메리 로버트슨 모지스' 등 사례를 전했다.
'은수'라 이름 붙인 여행 동반자, 마을버스를 만난 때도 회상했다. 임 작가는 "처음 2년 동안은 아무것도 못했다. 그러다 마을버스를 만났다. 약수터에 다녀오는 길이었는데, 길 아래서 마을버스가 올라왔다. 갑자기 한 동네만 평생 도는 버스가 내 인생과 닮아 보이면서 '저 버스가 사람이라면 꿈이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버스로 전 세계 고속도로를 다 달려보자는 기획이 섰다. 나도 조기 은퇴를 했으니 상징적으로 폐차를 6개월 남겨둔 낡은 버스를 구했다"며 "처음에는 전달하려는 메시지, 콘텐츠가 없었던 거다. 그런데 버스를 만나 인생과 여행을 버무려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는 이야기를 쓰자는 계획을 세우게 됐다. 그러니 나이 많은 것도 장점이 됐다"고 했다.
마추픽추와 온두라스, 볼리비아, 러시아 등을 여행하며 만난 사람들과 에피소드를 설명한 임 작가는 마지막으로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니 누군가 여행 전후의 변화를 물어 '청년이 돼 돌아왔다'고 대답한 적이 있다. 도전을 멈추지 않는다면 영원히 청년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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