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위원장 못 구해 혁신위원회 출범 난항

입력 2023-10-22 17:23:03 수정 2023-10-22 20:18:31

혁신위 위상과 위원장 권한 등이 명확하지 않아 외부 인사들 고사 이어가, 내부 정치인 가운데서 물색 중

국민의힘 최재형 혁신위원장이 지난해 12월 19일 국회에서 비공개로 열린 혁신위원회 전체회의를 마친 뒤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최재형 혁신위원장이 지난해 12월 19일 국회에서 비공개로 열린 혁신위원회 전체회의를 마친 뒤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0·11 서울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로 성난 민심을 확인한 여당이 뼈를 깎는 쇄신을 약속하며 혁신위원회(혁신위) 출범을 예고했지만 위원장을 찾지 못해 차질을 빚고 있다.

애초 국민의힘은 2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혁신위원장을 발표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었다. 주말과 휴일 동안 혁신위원장 인선을 마무리하고 2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혁신위를 출범시킨다는 일정표였다.

하지만 22일까지도 위원장 인선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부에서 적임자를 찾지 못해 내부 정치인 가운데서 위원장을 물색 중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당 관계자는 "국민들이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수준의 혁신적인 이미지에 당무에 대한 이해도까지 높은 인사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며 "약속한 날에 혁신위를 띄우기는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그동안 정치권, 경제계, 학계 등의 다양한 인사를 후보군으로 두고 위원장감을 찾았다. 하지만 후보군들이 개인 사정, 혁신위 권한과 활동 기한 문제 등을 이유로 고사하면서 적임자를 영입하는데 실패했다.

이에 내부 정치인 물색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도부가 최근 정치권 원로들과 접촉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당의 한 중진은 "혁신위가 언제까지 뭘 할지도 명확하지 않고 위원장이 어떤 권한까지 행사할 수 있는지도 모르는데 누가 덥석 그 자리를 맡겠느냐"며 "가뜩이나 인물난이 심한 상황에서 지도부가 안정형 혁신위원장을 원한다는 얘기까지 있으니 인선이 더욱 힘들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실질적으로 여당을 이끌고 있는 현직 대통령이 임기를 시작한 지 1년 반도 안 됐기 때문에 외부에서 영입된 혁신위원장이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고 영입제안을 받은 인사들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어서 인선이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동안 보수정당에서 혁신위 출범이 이렇게 늦어진 경우는 없었다.

지난해 이준석 대표는 6월 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혁신위 구성을 결정한 뒤 당일 최재형 위원장을 임명했다. 자유한국당 시절이었던 2017년에는 홍준표 대표가 기자회견에서 혁신위 구성 계획을 밝힌 뒤 일주일 후에 류석춘 위원장을 임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