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새 단장에 'LG 원 클럽맨' 이종열

입력 2023-10-16 09:44:52 수정 2023-10-16 09:49:25

2016년 부임한 프런트 출신 홍 단장 물러나
연이은 하위권, 구단 수뇌부 책임론 불거져
데이터 야구에 관심 많은 현장 출신이 선임 배경

이종열 삼성 라이온즈 신임 단장(오른쪽)이 1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를 찾아 유정근 대표이사와 인사하고 있다. 삼성 제공
이종열 삼성 라이온즈 신임 단장(오른쪽)이 1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를 찾아 유정근 대표이사와 인사하고 있다. 삼성 제공
홍준학 전 삼성 라이온즈 단장. 삼성 제공
홍준학 전 삼성 라이온즈 단장. 삼성 제공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에서 탈락한 삼성 라이온즈가 변화를 택했다. 홍준학 단장을 내보내고 선수 출신이자 방송 해설위원으로 활동한 이종열(50) 씨에게 단장 자리를 안겼다. 현장의 흐름을 좀 더 빠르게 받아들이기 위한 인사란 해석이 나온다.

삼성 구단은 16일 이종열 SBS 스포츠 해설위원을 신임 단장으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최신 야구 흐름에 맞는 팀, 팬들에게 사랑받는 팀을 만들어줄 적임자라는 게 삼성 측 설명. 신임 이 단장은 이날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를 찾아 직원들과 상견례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갔다.

이종열 단장은 프로야구 선수 출신이다. 1991년 LG 트윈스에 입단한 이후 2009년까지 프로 통산 19시즌 동안 1천657경기에 출전해 1천175안타를 기록한 바 있다. 현역 시절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한 스위치 히터(좌·우 타석에 모두 들어서는 타자)이기도 했다.

이종열 단장은 "한국프로야구(KBO) 최고의 명문 구단인 삼성 라이온즈의 단장을 맡게 돼 가슴이 벅차다"며 "다시 삼성의 푸른 왕조를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번 인사로 물러나게 된 홍준학 단장은 프로야구 선수가 아니라 구단 프런트 출신. 2016시즌 종료 후 단장직을 맡아 팀을 이끌어왔다. 취임 후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뒤 2021시즌엔 정규리그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변화의 바람을 피하진 못했다. 2022시즌 7위에 그친 데 이어 이번 시즌에도 하위권에 머물면서 가을야구를 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성적에 대한 구단 수뇌부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홍 단장이 물러난다는 소문이 퍼졌고, 그 얘기는 현실화됐다.

신임 이 단장이 삼성의 선택을 받은 건 공부하며 노력하는 지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방송 해설위원 활동과 함께 각종 국제대회에서 국가대표팀의 전력 분석 업무를 담당했다. 특히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선 국가대표팀의 수비코치로 활동하기도 했다.

한 야구계 인사는 "삼성 입장에선 이 단장이 현역 때 LG에서만 뛴 'LG 원 클럽맨'이라는 점이 마음에 걸렸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비교적 젊은 세대일 것, 야구 데이터에 관심이 많을 것, 리더십이 있을 것, 야구계에서 인간적으로 아쉽다는 평가를 듣지 않을 것이란 조건들을 고려할 때 삼성 프랜차이즈 스타 가운데 그런 인물이 마땅치 않아 고심 끝에 이 단장의 손을 잡았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