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온 여름이 가장 시원한 여름으로 기억될 것이라는 끔찍한 이야기 속에 가을은 우리를 포위해 버렸다. 인간과의 동행 길에서 이탈하는 지구를 어떻게 달랠지가 두렵다. 가속되는 지구 열대화로 도시인들은 나무와 숲, 공원을 목말라한다. 도심의 큰 공원은 시민에겐 더없는 축복이지만 거기에는 선각자들의 혜안이 선행되었음을 역사는 말하고 있다.
한 해 4천여만 명이 찾는 뉴욕 센트럴파크는 150여 년 전만 해도 버려진 황무지였다. 아무도 관심 두지 않을 때 뉴욕 포스트 편집장 윌리엄 브라언트는 "뉴욕에 센트럴파크가 없다면 100년 후 똑같은 크기의 정신병원이 생길 것"이라며 매입을 주창했다. 이는 훗날 옴스테드와 복스의 설계와 조경 그리고 100년간 시민들의 정성에 의해 지구촌 최대 도시공원(340만㎡·103만평)으로 세계인의 영혼을 보듬고 있다.
행정 달인 이상희 전 시장의 선견이 녹아든 두류공원(165만㎡·50만324평)은 대구 시민들의 사랑에 취해 있다. 한편 이제는 개발연대를 지나 탄소중립 시대 가치와 대구 백년대계의 꿈, 시 신청사 건립을 아우르는 비전과 마주하고 있다.
퇴락하던 공업도시에 구겐하임미술관 건립으로 빌바오 효과(Bilbao effect)를 만든 스페인의 마드리드시가 고속도로 일부를 지하화하고 지상에 8㎞ 길이 대규모 수변공원을 조성하듯 각 도시는 가치 구현에 몰두하고 있다.
달서구는 두류공원의 푸른 보석 같은 존재가치와 그 시대적 과제를 알기에 '대구시 신청사 건립 방향과 주변 지역 발전 전략'을 마련해 대구시에 제안한 바 있다. 둘로 나눠진 공원을 한 덩어리로 묶도록 분리도로를 지하화하고 또한 시청사 예정 부지 사이 도로 일부라도 입체화하여 두류공원의 통합성을 제안했다. 권역별 대규모 지하 주차 공간(시청사 예정지, 테니스장, 롤러스케이장)을 확보하고 또한 인·차도 및 가로수 형태도 친환경으로 개조해야 한다. 나아가 소나무 위주에서 벗어나 권역별로 편백 등 다양한 거수종으로 단계적으로 개체한다. 또한 두리봉 어드벤처 파크, 대형 폭포, 바람 숲길, 도심항공교통 시설 등 시민들의 영감에 찬 창의적 아이디어를 모아야 한다. 임금이 태어날 길지, 봉황이 알을 품는 터 등 다양한 스토리들은 더욱 체계적으로 풍성히 일궈야 할 것이다.
이런 구상들은 독특한 외양과 넓은 잔디광장으로 역사적 랜드마크가 될 시청사와 함께 대구 100년을 향한 시민 의지를 담는 단계적 계획으로 실행되어야 할 것이다.
달서구는 두류공원 주변 일대 관광특구 지정을 준비하며 80억 원 규모 상권 르네상스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젊음의 문화 특화 거리 조성과 음식점 업그레이드에 정성을 다하며 공원 개선에 대한 국민 아이디어 공모전도 하고 있다.
이 변혁의 황금기에 두류공원의 새로운 꿈은 시 청사 건립과 함께 대구 서부권 발전의 새로운 동력으로, 주변 민간투자로 이어질 것이다.
두류공원은 위치, 교통에서는 물론 문화예술회관, 수영장, 야외음악당, 인물동산, 2·28기념탑, 이월드, 다양한 축제 등 이미 문화·예술·오락의 요소를 갖추고 있다. 여기에 숲 개념과 시청사를 아우르는 영감에 찬 꿈을 녹여내면 다른 지역에서는 흉내 낼 수 없는 대한민국 대표 도심공원이 될 것이다. 이런 차별화는 내외국인들의 발걸음을 유혹하며 시민들의 자부심이 될 것이다.
미래는 꿈꾸는 자의 것이다. 미래는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가는 것이다. 이제 대구는 담대한 꿈을 꾸자. 두류공원을 뉴욕 센트럴파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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