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여권 발 다선의원 험지 출마 기류에 셈법 분주

입력 2023-10-09 18:34:24 수정 2023-10-09 20:52:58

민주, 여권 중진 지역구 포기 선언에 후폭풍 예의주시, 당내 중진 험지 출마 요구 재분출 가능성
약세 영남권·강남3구 등 중진 차출론, 여당 중진급 추가 험지 출마 여부 변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6일 국회 본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국회에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6일 국회 본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국회에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여당 발 중진급 험지 출마 기류에 화들짝 놀란 모습이다. 앞서 혁신위원회에서도 3선 이상 동일 지역구 출마 문제가 거론됐던 만큼 여당 중진의 험지 도전 선언 후폭풍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9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다선 수도권 차출론 기류 속 부산 해운대에서 3선을 쌓은 하태경 의원이 내년 총선 서울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이에 영남권 중진들에 대한 험지 출마 압박도 강해지는 분위기다.

여당 내부에선 하 의원의 결단이 내년 총선 공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당 내 영남권 3선 이상 의원은 대구 3명, 부산 6명, 경남 5명, 울산 2명이다. 이들이 수도권에 출마할 경우 정치권에 큰 파장을 몰고 올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구체적으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살신성인의 정신으로 서울 쪽에서 당에서 지정하는 곳에 출마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을 매우 고무적으로 생각한다"며 "당 지도부와 사전에 협의했지만 하 의원의 결단을 높이 평가한다"고 치켜세웠다.

반면 민주당은 여당발 중진 험지 출마 선언에 당혹스러운 눈치다.

먼저 지도부도 대응 방식을 두고 고심하는 보이고 있다. 민주당의 경우 국민의힘과 달리 수도권 내 다선 비율이 높은 상태다. 이에 대표적 약세인 영남권 및 수도권 내 강남 3구나 여권 현역 지역구 출마 가능성이 제기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수도권 당선 후 민주당 열세 지역인 경남으로 지역구를 옮긴 김두관 의원은 하 의원 사례를 거론하며 당 내 변화 필요성을 주장하기도 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도 험지인 서초을로 지역구를 옮긴 가운데, 야권 내 영남권 등 험치 출마 목소리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치권 일부에서는 텃밭 중진의 험지 출마가 이어지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엄기홍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민의힘이 내년 총선 공천과 관련해 전략 공천보다는 경선 기류로 가고 있기 때문에 추가 험지 출마자가 나오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며 "민주당도 먼저 나서기 어려운 만큼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