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규모 적자에도 한전 6개 자회사 재무구조 개선 이행 달성률 2.3%에 그쳐

입력 2023-10-09 14:59:16

전남 나주 소재 한국전력 본사. 매일신문DB
전남 나주 소재 한국전력 본사. 매일신문DB

한국전력이 사상 최대 규모 적자를 기록하며 위기를 겪고 있으나 산하 발전 자회사의 재무구조 개선 이행 실적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한국동서발전·한국수력원자력 등 한전의 6개 자회사가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박수영 국민의 힘 의원에게 제출한 재무구조 개선 이행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기업들은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약 1조86억원 규모의 비핵심·부실 출자사 지분을 매각하겠다는 중간 목표를 제시했다.

하지만, 올 상반기 기준 합계 목표 달성액은 약 229억원으로 달성률은 2.3%에 그쳤다. 이마저도 한국남동발전이 지난해 매각한 지분(226억원)의 비중이 높아 실질적인 달성률은 더 떨어지는 상황이다.

또 올해 안에 지분 매각 목표액은 한국남동발전 1천496억원, 한국남부발전 1천715억원, 한국동서발전 1천496억원, 한국서부발전 3천275억원, 한국중부발전 1천875억원으로 설정됐다. 그러나 한수원(500만원)을 제외한 5곳은 매각 실적이 전무하다.

당초 한전의 6개 발전 자회사는 지난해 모기업인 한전과 함께 재무구조 개선 계획을 발표하면서 오는 2027년까지 1조3천여억원 규모의 자산 효율화를 목표로 제시한 바 있다. 자산 효율화는 비핵심 부동산 매각, 불요불급한 기타 자산 매각, 비핵심·부실 출자사 지분 매각 등 3가지 분야로 구분된다. 이 가운데 비핵심·부실 출자사 지분 매각이 전체의 약 85%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모회사인 한전의 경우 비핵심·부실 출자사 지분 매각을 포함해 2022∼2027년 5천689억원 규모의 자산 효율화 목표를 제시했으며, 올해 상반기까지 3천885억원의 지분을 매각해 목표 달성률은 68%에 달한다.

올 상반기 기준 한국전력의 누적 부채는 약 201조원에 달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급등한 국제 에너지 가격을 전기요금에 반영하지 못하면서 막대한 영업손실이 발생한 것이 주 원인이다.

박수영 의원은 "부채가 빠르게 증가함에도 혁신 계획 중 가장 비중이 큰 자산 효율화의 속도는 너무 느린 만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전은 자회사의 보고만 받지 말고 속도를 낼 수 있도록 직접 챙겨야 할 것"이라며 "애초에 현실성 없는 계획을 세운 것인지, 공기업의 의지가 없는 것인지 면밀히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