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까지 9일 간
'2023 제2회 FAI 아시안-오세아닉 패러글라이딩 챔피언십 테스트 이벤트 & 문경 PWC 아시안 투어'
문경의 가을은 알록달록하다. 아직 단풍이 내려앉기에는 조금 이른 시기이지만 오는 6일부터 14일까지 100대 가량의 색색깔 패러글라이더가 문경의 가을 하늘을 아름답게 수놓는다. 여기에다 가을이 점차 깊어질수록 황금빛으로 일렁이는 들녁과, 붉게 물들어가는 사과 열매와 단풍들이 문경의 가을 풍경을 더 아름답게 만들 것이다.
대한패러글라이딩협회(KPGA)는 국제항공연맹 행패러글라이딩 분과위원회(FAI CIVL)와 세계패러글라이딩월드컵협회(PWCA)가 공동주최하는 '2023 제2회 FAI 아시안-오세아닉 패러글라이딩 챔피언십 테스트 이벤트 & 문경 PWC 아시안 투어'를 오는 6일부터 14일까지 9일 간 문경시 문경읍 문경활공랜드(단산) 일대에서 개최된다고 5일 밝혔다.
이번 대회는 내년 6월 개최될 '제2회 FAI 아시안-오세아닉 패러글라이딩 챔피언십' 대회의 준비 상황을 사전 점검하는 성격으로, CIVL에서 파견된 감독관이 대한패러글라이딩협회 및 문경시의 대회 준비와 진행과정 등을 지켜보고 개선점 등을 평가하게 된다.
'2회'라고 타이틀이 붙긴 했지만 아시안-오세아닉 패러글라이딩 챔피언십이 실제 개최되는 것은 문경이 세계 최초다. 2020년 호주가 1회 챔피언십을 유치하긴 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대회가 취소됐기 때문이다.
문경은 지난해 13년 만에 PWC 아시안 투어를 개최한 것을 시작으로, 이달 테스트 이벤트 및 아시안 투어 개최, 내년 6월 아시안-오세아닉 챔피언십 개최 등 굵직한 국제 패러글라이딩 대회를 연이어 유치하며 명실상부한 세계 패러글라이딩 중심지로 이름을 굳힐 전망이다.
더구나 이번 대회 직후인 15일부터 17일까지는 전세계 패러글라이딩계 핵심 멤버들이 모이는 '뷰로 미팅(Bureau meeting)'이 문경읍 서울대병원인재원에서 이어진다. 내년 2월에는 세계 각국의 행패러글라이딩 대표들이 모이는 'CIVL 세계 총회(Plenary meeting)' 또한 문경에서 열릴 예정이어서 세계 패러인들의 이목이 문경으로 쏠릴 것으로 보인다.
◆세계 패러의 중심지로 떠오르는 문경

몇 해 전만 해도 문경은 전 세계 패러인들에게는 낯설거나 오랜 기억 속 희미하게 사라진 이름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13년 만에 문경 PWC 아시안 투어가 열리며 다시 패러인들이 '문경'이라는 지명에 주목하게 됐다.
올해는 CIVL과 PWC가 공동 주최하는 대회가 열리면서 또 다시 지난해에 이어 세계 각국의 패러글라이딩 파일럿들이 문경을 찾는다. 18개국 110명 규모의 선수단과 운영진, 그리고 CIVL과 PWCA에서 10개국 12명의 임원이 참가한다.
대회 기간은 9일이지만 실제로 경기가 치러지는 것은 7일 간이다. 6일은 연습경기일로 전세계에서 온 파일럿들이 새로운 문경 지형에 적응하는 날이며, 7일에는 오전 개별 연습비행 후 오후 5시부터 문경새재 야외공연장에서 개막식을 갖는다. 본경기는 8일부터 시작돼 14일까지 이어진다. 7일간의 점수를 총 합산해 이번 대회의 승자를 가리게 되는데, 시상식은 14일 저녁 폐막식과 함께 치러질 예정이다.
이번 대회는 CIVL과 PWCA가 주최하는 두 개의 경기가 합쳐져 치러지는 만큼 시상도 두 개의 부문으로 나눠 진행된다. PWC아시안 투어 승자와, CIVL아시안-오세아닉 승자를 종합·여성·단체 부문으로 나눠 시상한다.
대회 기간 동안 문경읍 문경활공랜드를 방문하면 100대의 글라이더가 무리지어 비행하는 환상적인 장면을 눈에 담을 수 있다. 다만 지난 7월 말부터 지반 침하 문제로 단산 모노레일 운영이 중단되면서 일반인들이 단산 정상을 올라갈 수 있는 길은 직접 등반을 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망원경이나 망원 렌즈 카메라를 준비해 멀리 보이는 글라이더를 당겨 보는 것도 방법이다.
7일 오후 5시개최되는 개막식에서는 세계 각국에서 참가한 선수들이 50사단 군악대를 앞세우고 문경새재길을 따라 퍼레이드를 벌인다. 내년에 있을 카테고리 1급인 아세안-오세아닉 챔피언십 대회를 위한 예행연습을 위해 올해 대회에서도 길거리 퍼레이드를 벌이는 것이다. 퍼레이드에는 문경여자고등학교 학생들이 기수로 자원봉사에 나선다.
개막식 오후 1시부터는 문경새재 야외공연장에서 ▷나만의 종이비행기 만들기 ▷글라이더 날리기 ▷페이스 페인팅 등을 무료로 체험할 수 있다.
개막 행사 식후 공연은 경상북도 도립국악단이 무대를 꾸민다. 한국의 멋을 음악으로 멋지게 표현해 줄 도립국악단은 ▷관현악과 함께하는 경기민요연곡 ▷성악앙상블 프리소울과 함께 꾸미는 '성악을 위한 국악관현악' ▷사물놀이 협주곡–신모듬 3악장 '놀이' 등을 들려줄 예정이다.
◆자연의 힘만으로 하늘을 누비는 스포츠

흔히 패러글라이딩을 익스트림 레포츠라고 알고 있지만 사실은 육상, 태권도처럼 익히 알려진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경쟁을 통해 스포츠맨십을 겨루는 경기 종목 중 하나다. 대한체육회 소속 스포츠 종목으로 국가 대표 선발전은 물론, 세계선수권대회 등을 치른다.
많은 이들이 2인승 탠덤 체험 비행(전문 파일럿이 조종하고, 승객이 앞에 앉아 하늘을 나는 체험을 해 볼 수 있는 형태) 등을 통해 패러글라이딩을 접하긴 하지만 그것은 패러글라이딩에 대해 극히 일부만을 아는 것이다.
패러글라이딩의 진짜 매력은 크로스컨트리(장거리, XC) 종목에 있다. 단순히 산 정상에서 뛰어내려 착륙하는 정도가 아니라 최소 40km에서 100km 이상의 거리를 2~5시간 동안 무동력으로 날아다니며 서로 독려하고 경쟁하는 경기다.
무동력으로 좀 더 하늘 높이 올라가기 위해서는 산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태양열이 형성하는 지열을 얼마나 잘 이용하는가가 관건이다. 이를 위해 선수들은 수년에서 수십년씩 스스로의 기량을 갈고 닦는다. 비행역학을 공부하고 기상학을 익혀 그날의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 지형, 습도에 따라 어디서 상승 기류가 형성되고 어디서 하강 기류가 생겨날지를 모리로 예측하고 몸으로 익힌다.
강한 상승 기류가 형성되는데는 지형이 큰 역할을 한다. 편평한 땅이나 차가운 물 위에서 열기류를 예측하긴 힘들지만 산의 능선이 굽이굽이 이어질 경우 그 선을 따라 뭉게구름이 피어나면서 상승 기류를 형성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세계적인 대회가 일반적으로 거대한 산악 지형을 가진 곳에서 치러지는 이유다.
문경은 이같은 세계적인 패러글라이딩 대회를 치르기에 최적의 지형을 가졌다. 866m라는 국내 최고 높이의 단산 이륙장에서 출발해 운달산(1,103m), 주흘산(1,106m), 조령산(1,017m), 희양산(999m), 백화산(1,063), 대미산(1,115m) 등이 문경읍을 둘러싸고 있는데다 북쪽으로는 월악산(1,097m), 북동쪽으로는 소백산(1,439m), 남서쪽으로는 속리산(1,057m)로 이어진다. 크고 높은 산들이 첩첩이 이어져 있어 스위스 알프스 못지않게 활공조건이 우수하다. 백두대간의 남한 구간의 중간 지점으로 해발 900m 이상의 명산만 23곳이나 되는 천혜의 입지를 자랑하는 곳이 바로 문경이다.
선수들은 그날의 기상에 따라 주어진 과제를 해결한 뒤 누가 먼저 목표점에 들어오는가를 점수로 환산해 기량을 가린다. 매일 경기위원회가 정한 몇 개의 턴 포인트 상공을 정확하게 날은 뒤 골에 누가 더 빨리 도달하는가로 기록을 결정하는 것이 크로스컨트리 종목이다. 글라이더가 정확하게 해당 지점 상공에 닿았는지 여부는 GPS기록 장치를 통해 판독한다.
송진석 대한 패러글라이딩협회장(진 글라이더 대표이사)은 "크로스컨트리를 위해서는 장시간 하늘을 날 수 있는 체력 훈련이 필수이며, 날아다니는 동안 계속적으로 변화하는 기류와 고도 상황에 민첩하게 대응해 안정적으로 기체를 운영 하면서도 어디에서 상승 기류가 생길 것인가 지형과 바람 등의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순간적으로 판단해야 하는 고도의 멘탈 스포츠"라고 설명했다.

실제 현장에 가지 못하더라도 요즘은 GPS 기술이 발달하면서 누가 몇 미터 고도에 어떤 지점에 위치해 있는지 정확하게 추적할 수 있고, 라이브 트래킹 기술을 통해 실시간 중계로 글라이더가 어떻게 경기를 펼치고 있는지를 지켜볼 수 있다.
무동력으로 하늘을 나는 특별한 스포츠인만큼 안전에 대해서는 까다로운 국제 규정을 따라야 한다. 대회 참가하는 선수들은 사고에 대비한 보험 가입은 물론이고 비상시에 대비한 2개의 낙하산을 하네스 장비 안에 갖추고 있어야 하며, 기상 급변화 등에 대비해 무전 장비도 필수다. 특히 올해 대회는 PWCA 회장을 맡고 있으며 전세계 굵직한 패러글라이딩 대회 운영 경험이 많은 고란 디미스코브스키(Goran Dimiskovski)가 경기위원장(meet director)을 맡아 경기 운영 전반을 책임진다.
신현국 문경시장은 "크고 높은 봉우리가 겹겹이 이어진 문경의 가을 하늘에서 전선수들이 안전하고 즐겁게 최고의 경기를 펼치길 응원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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