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토종 이커머스 플랫폼 이용자 증가가 더딘 가운데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이하 알리)의 사용이 늘어나면서 각종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최근에는 알리가 '11번가' 인수자로 떠오르면서 가품 거래 증가와 품질 검증이 되지 않은 중국산 제품의 물량공세 등으로 세관 업무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커머스업계에 따르면, 알리는 앱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가 집계하는 '월별 쇼핑앱 사용자 수'(MAU)가 지난 8월 550만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리의 월 사용자수는 지난해 7월 261만명, 올 1월 337만명에 이어 7월엔 476만명으로 급증했다. 그러다 8월 들어 500만 고지를 넘어선 것이다. 지난 7월 알리는 티몬(387만명), 위메프(351만명), 옥션(322만명) 등을 제쳤고 토종 이커머스 3위 지마켓(636만명)과 2위 11번가(904만명)를 정조준하기 시작했다는 관측이다.
중국 알리바바그룹의 해외직구 플랫폼인 알리는 2018년 국내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최근 1천억원 투자 계획을 밝히며 공격적으로 한국 시장을 확대 중이다.
최근 투자은행 업계에선 알리바바가 11번가 인수를 추진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그동안 11번가 인수에 관심을 보이던 큐텐, 아마존 등 해외 전략 투자자(SI)들이 이를 보기하면서 잠재적으로 알리바바가 잠재적인 인수 기업으로 떠오른 것이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인수가 성사될 경우 '국내 이커머스 빅3'로 중국 쇼핑앱이 등극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알리는 최근 산둥성의 웨이하이, 옌타이 등에 물류창고를 축구장 4개 크기와 맞먹는 9천평 규모로 확장하고, 유명 연예인을 광고모델로 기용하며 배송 기간을 5일 이내로 단축했다. 한국 시장에도 알리가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토종 앱은 성장세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9월과 비교해 지난 7월 현재 사용자가 40만명 소폭 늘어난 지마켓을 제외하고는 위메프(-57만), GS샵(-22만) 옥션(-5만) 등 여러 토종 앱 사용자가 감소했다. 한국내 이커머스 관계자는 "값싼 인건비를 무기로 각종 저렴한 카피제품 등이 알리에 범람하자, 토종 이커머스 사용자가 감소하며 중국 셀러들이 한국 온라인 쇼핑 시장을 서서히 잠식하고 있다"고 전했다.
알리 소비자가 늘자, 인천항·평택항은 직구 물량이 폭증하면서 연일 '통관 대란'이 빚어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온라인 해외 직접 구매액은 1조6천360억원으로, 전년 동기 25.6% 늘었고 전체 금액의 48%(7천778억원)이 중국발 물량이었다. 업계에선 중국발 직구 물량이 2020년 3천69만 건에서 올해 6천만건으로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관세청은 중국 직구 물량 급증에 따른 통관 대란으로 인천항·평택항의 업무 시간을 오전 9시~오후 6시에서 평일 24시간(야근 포함)으로 확대하고 있지만, 통관에만 2~3주가 걸리는 병목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주요 항만과 공항에서 대기 중인 직구 물량만 60만~70만건에 달하고 있다"며 "알리익스프레스를 통해 들어오는 중국 직구 상품이 범람하고 있다"고 했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최근 수개월째 "알리에서 주문한 물건이 2달째 안 오고 있다" "통관이 지나치게 지연되고 있다"는 식의 소비자 항의도 많다.
알리의 성장은 중국산 가품 논란과도 이어진다. 알리익스프레스 레이 장 한국대표는 12일 "'무관용' 원칙을 바탕으로 지식재산권(IP) 침범 상품을 절대 용인하지 않겠다"며 반품 처리를 진행할 '리턴 센터' 설치, 셀러 계좌 동결 조치를 밝혔다. 하지만 빠른 시간 내에 해소될지 미지수다. 예를 들어 네이버 크림에서 300여만원에 팔리는 '나이키 조던1 트래비스 스캇' 상품은 현재 알리에서 가품이 7만원대 게시되는 등 나이키·디스커버리·내셔널지오그래픽·에센셜 등 무수한 인기 브랜드의 가품이 유통되며 논란을 빚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최근 1년 이내 해외 물품 구매 경험이 있는 500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피해 경험이 가장 많은 플랫폼은 알리익스프레스(31명)로 피해 해결률(61.3%)이 가장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일각에선 알리의 토종 이커머스 시장 잠식이 높아질 경우 뿌리 깊은 한국인의 '반중 정서'가 부메랑으로 돌아올 가능성도 지적한다.
미국 외교전문지 '디플로맷'에 따르면 56개국 8만명 이상이 참여한 국가 인식 여론조사(2020~2022년) 결과에서 한국인의 81%가 "중국에 대해 인식이 부정적이거나 매우 부정적이다"는 응답했다. 한국은 56개국 가운데 스위스(72%), 일본(69%)보다 중국에 대한 부정적 견해가 많은 1위였다.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한덕수·이준석 이어 전광훈까지…쪼개지는 보수 "일대일 구도 만들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