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주형·금형 제조업체 한 곳은 장기화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최근 몇 년 사이 경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올 들어 고정비 절감과 생산성 향상을 위해 설비 투자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자금을 조달코자 금융권을 노크했다.
하지만 부채비율 과다, 차입금 매출액 초과 상태인지라 어느 곳에서도 돈을 빌려주려 하지 않았다.
그러던 차에 DGB대구은행으로부터 희망찬 소식을 들었다. 평소 가깝게 지내던 영업점에서 "축적된 연성정보(기술력 등)를 바탕으로 사업전망이 양호하다고 판단했다"는 말을 들은 것. 그리고 올해 5월 이 업체는 대구은행과 '관계강화 및 상호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2억원을 지원받았다.
대구은행이 대구경북 지방은행으로 쌓아온 경쟁력을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인정받아 올 상반기 관계형 금융 우수은행으로 선정됐다.
최근 금감원은 상반기 관계형 금융 취급실적과 우수은행 평가 결과 발표했는데 대형그룹에서 신한은행이, 중소형그룹에서는 대구은행이 우수은행으로 뽑혔다. 중소형그룹에서 1위에 선정된 대구은행은 누적 공급금액, 공급 증가율, 중·저신용 차주 대출비중 등이 우수했다.
관계형 금융이란 은행이 중소기업 등의 계량·비계량 정보(대표자 전문성, 미래 성장성 등)를 종합평가해 저신용·담보부족 기업도 사업전망 등이 양호한 경우 3년 이상 대출·지분투자 및 경영자문 등을 제공하는 제도로 지난 2014년 11월 도입됐다.
현재의 재무상태만을 고려해 대출 여부를 결정하기보다 장기적 안목에서 기업의 성장을 믿고 지원하고, 신용등급이 낮더라도 사업전망이 양호한 중소기업을 육성하는 효과가 있다.
그래서 금감원은 은행을 규모에 따라 대형·중소형으로 분류하고 공급규모, 공급유형, 자영업자 지원, 지분투자, 비금융서비스 등 5개 부문을 평가해 관계형 금융 우수은행을 선정한다. 우수은행으로 선정되면 연말 포용금융 우수기관 포상 시 '중소기업 금융지원' 부문에 결과가 반영되는 등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
황병우 대구은행장은 이번 성과와 관련해 "대구은행은 릴레이션십을 통해 지역의 정보를 더 깊이 알 수 있었기에 적극적인 관계형 금융이 가능했다"면서 "대구은행이 지방은행을 넘어 시중은행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시중은행이 되어도 이러한 차별성은 그대로 유지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새롭게 진출하는 곳에서도 지역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점진적으로 시장을 넓혀 나간다면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 사이에서 대구은행만의 고유한 포지션을 찾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올 상반기 관계형 금융 잔액은 15조3천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6.3%(9천억원) 증가했다. 이는 올 상반기 중소기업 대출 증가율(2.2%)의 약 3배 수준이다.
관계형 금융 평균금리는 4.91%였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작년 말(4.29%)에 비해 0.62%포인트(p) 상승했으나, 중기대출 금리(5.28%)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연체율은 지난해 말보다 0.26%p 높아진 0.59%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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