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개大 '반도체 인재' 집중…대구가 시스템 분야 전초기지

입력 2023-09-11 07:30:00

포항·부산 주요 항만 인접도 이점

지역별 반도체 생산 및 주요 생산공장 분포현황. 한국은행 제공
지역별 반도체 생산 및 주요 생산공장 분포현황. 한국은행 제공

수도권에 편중한 반도체 산업 인프라를 분산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구는 차세대 반도체 산업의 필수 요건인 인력 수급이 가능하다는 면에서 새로운 거점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국 반도체 산업은 수도권 집중도가 높은 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역별 반도체 기업 생산 점유율(2021년 기준)은 수도권이 80.7%로 가장 높다.

주요 기업인 삼성전자(화성·평택·기흥)와 SK하이닉스(이천)의 생산 공장이 경기도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수도권과 인접한 충청권의 점유율은 15.8%로 두 권역을 합치면 국내 생산의 96.5%를 차지한다.

반도체 산업은 경제성장을 견인한 핵심 분야다. 미래 첨단산업의 기반이 되는 산업으로 향후 중요성은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분야의 수도권 쏠림현상은 지역균형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대구는 미래 먹거리가 될 시스템 반도체 육성의 전초기지가 될 요건을 갖추고 있다. 최우선 과제로 꼽히는 전문 인력 확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경북대학교는 1973년 전자공학계열 특성화대학으로 지정된 이후 3만명 이상의 반도체 분야 졸업생을 배출했다. 이 가운데 상당수가 삼성전자, SK 하이닉스 등 국내 주요기업의 기술 인력으로 경력을 쌓았다.

연구개발은 물론 실무에 적합한 인재를 채용하고 향후 이들과 연계한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데도 이점이 있다. 포항공과대학교, DGIST, 영남대, 계명대를 비롯한 40개 대학이 밀집해 있다는 것도 강점으로 작용한다.

대구경북, 경남을 중심으로 성장한 자동차, 조선, 전자 산업 등과 연계도 유리하다. 포항, 부산 등 주요 항만과 인접해 있으며, 대구경북신공항 설립으로 원활한 물류 운송도 가능하다.

이정희 경북대 전자공학부 교수는 "메모리 반도체는 서울·경기권에 생산시설이 이미 집적 단지를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시스템 반도체는 대규모 자본이 아닌, 기술력과 설계 중심의 다품종 소량생산 산업으로 지역에서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 인프라, 네크워크를 갖춘다면 기업을 육성하고 지역 반도체 인재가 대구에 정착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