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단식 일주일째, 무관심 속 개딸만 결집…檢 출석 조사 일정 변수

입력 2023-09-06 18:29:43 수정 2023-09-06 20:42:28

이재명 대표, 지난달 31일부터 단식 농성…촛불 문화제 등 여론전 펼쳐
검찰, '7~9일' vs 이 대표 측 '12일'…출석 조사 일정 두고 신경전 팽팽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6일 단식 투쟁 중인 국회 본청 앞 천막에서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을 만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6일 단식 투쟁 중인 국회 본청 앞 천막에서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을 만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6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6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정부를 규탄하며 단식 투쟁에 들어간 지 일주일째인 가운데, 현역 의원과 당원의 집회 참여율이 저조하면서 강성지지층인 개딸만 결집하는 양상이다. 검찰 출석 조사와도 맞물려 단식 중단 시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달 31일부터 단식에 돌입하면서 당 차원의 촛불집회와 전국적인 여론전을 주도했다. 그러나 초기와 달리 여론의 관심도가 점차 떨어지면서 첫날 집회와 대비해 의원 참석이 저조하고, 전체 참여 인원도 줄어든 모습이다.

민주당은 조직국 명의로 전국 17개 시·도당에 '촛불문화제 시도당 지원안' 공문을 내려보내는 등 사실상 총동원령까지 내린 상태다.

단식 농성의 경우 의원들이 돌아가며 동참하고 있지만 첫날에 비해 다소 김이 빠진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김진표 국회의장은 이 대표를 찾아 격려하면서도 정쟁 국면에서 민주당 단독 입법을 밀어붙이는 것 때문에 오히려 여야 협치가 어렵다는 우려를 전달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전국 각지에서 소규모 촛불 집회가 펼쳐지고 있지만 단식 투쟁 파급력이 예상보다 작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기국회를 비롯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까지 본격화되면서 이슈 밖으로 밀려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 수사 관련 검찰 출석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검찰은 늦더라도 7∼9일에 조사를 받아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이 대표 측은 12일 출석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하면서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수원지검 형사6부(김영남 부장검사)는 이날 언론에 보낸 문자를 통해 "오늘 이 대표 측 변호인으로부터 12일 출석해 피의자 조사를 받겠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이 대표는 앞서 2차례 검찰의 출석 요구에 불응한 바 있고, 단식으로 피의자 조사에 지장이 초래되는 상황이어서 검찰은 늦더라도 이번 주 7∼9일 사이에 출석하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앞서 검찰과 이 대표 측은 지난달 30일 및 이달 4일 출석을 놓고 이견을 보이며 조사가 불발된 바 있다. 이번에도 양측이 출석 일자 문제로 팽팽하게 맞서면서 대치가 길어지는 형국이다.

이 대표 측이 출석을 희망하는 12일의 경우 단식 13일째가 된다. 단식 농성이 길어질 경우 검찰 입장에서도 이 대표의 건강 악화 문제로 국회 체포동의안 요청이 부담스러워질 수 있는 상황이다.

엄기홍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재명 대표의 단식이 장기화되고, 건강 상의 문제로 중단될 경우 여야 강대강 대치 국면이 계속 유지될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서로 다른 의견을 모으고 논의하는 당내 민주주의가 사라지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다수결이 아닌 지도부 의중을 그대로 따라갈 수밖에 없는 분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민주주의 회복 촛불 문화제에서 발언하고 있다. 강영훈 기자 green@imaeil.com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민주주의 회복 촛불 문화제에서 발언하고 있다. 강영훈 기자 green@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