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경찰 하위직, 중도 퇴직 증가세…"낮은 임금·과도한 스트레스"

입력 2023-09-05 15:18:07 수정 2023-09-05 21:05:40

최근 5년 반동안 경찰 하위직 4천여명 중도 퇴직
올해 2030 경찰 퇴직 비율 40% 육박
전문가들 "확실한 동기부여 필요한 시점"

지난 8월 대구 남구 대명2동에서 대구경찰청 소속 경찰관들이 순찰을 돌고 있다. 매일신문 DB
지난 8월 대구 남구 대명2동에서 대구경찰청 소속 경찰관들이 순찰을 돌고 있다. 매일신문 DB

젊은 경찰이 현장을 떠나고 있다. 최근 5년 반 동안 실무를 담당하는 경감급 이하 경찰들의 중도 퇴직이 급격히 늘었다. 특히 의무 복무 6년을 채우지 않고 중도에 사표를 낸 경찰대생의 숫자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올해 7월까지 정년을 채우지 않고 그만둔 경감 이하 경찰 수는 4천644명으로 집계됐다. 2018년 680명이었던 경찰 하위직 퇴사자는 지난해 942명으로 4년 동안 38.5%나 늘었다. 같은 기간 대구에서도 45%(42명→61명) 증가했다.

올해는 20·30대 경찰들의 퇴직 비율도 크게 늘었다. 전국적으로 올해 7월까지 퇴직한 2030 경찰은 216명으로 전체 퇴직자 592명 중 40%에 달한다. 대구에서도 지난달까지 중도 퇴직을 한 26명 중 6명(23%)이 2030 경찰이다.

이들은 퇴사 이유로 낮은 임금과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 딱딱한 조직문화 등을 꼽고 있다. 3년간 경찰로 일하다 지난해 퇴사한 A씨는 "제복을 입기 위해서 2년 동안 치열하게 공부해 조직에 들어왔지만,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을 받다 보니 밝은 미래를 계획하기 힘들었다"며 "잘하면 본전이지만 못하면 징계를 받는 구조도 납득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일반 순경 출신의 경찰뿐 아니라 졸업 후 별도의 심사 없이 경위로 임용되는 경찰대생의 퇴직 비율도 높다.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1~8월 의무 복무를 마치지 않고 경찰을 떠난 경찰대 졸업생은 31명이다. 신입생 정원 50명 중 62%가 퇴직한 셈이다. 경찰대생의 경우에는 퇴직 후 로스쿨에 진학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치안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라도 적절한 인력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들어오는 경찰들이 과거에 비해 높은 경쟁률을 이겨내고 들어온 인재인 만큼 이들이 조직에 지속적으로 머무를 수 있도록 확실한 동기부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상호 대구대 경찰학부 교수는 "젊은 사람들이 조직을 많이 떠난다는 것은 결국 그들이 치안 현장에서 담당해야 할 역할에 구멍이 생기는 것"이라며 "경찰 조직의 처우와 보수가 여전히 낮은 편에 속하는 만큼 치안 강화를 위해서라도 젊고, 유능한 경찰들에게 확실한 전망을 제시해 줄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우수한 인력에 비해 경찰 조직이 합리적인 인사관리를 못하기 때문에 조직을 떠나는 것"이라며 "경찰의 객관성, 공정성, 독립성이 강화돼 직무에 몰입할 수 있는 내부 분위기 조성이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