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 많은 비, 구미 도로 잠기고 산지 주민 대피도…경북 비 피해 40건

입력 2023-08-31 10:28:55 수정 2023-08-31 15:56:41

구미 강수량 158.8㎜ 도내 최다, 고령·성주·칠곡도 150㎜씩 쏟아지며 "도로 배수불량" 속출
구미 사곡동 산사태취약지구, 안동 예안면 급경사지와 울진 북면 등 33명 일시대피도

30일 오후 1시 33분쯤 경북 구미시 공단동 한 도로에 물이 차 소방당국이 안전조치했다. 경북소방본부 제공
30일 오후 1시 33분쯤 경북 구미시 공단동 한 도로에 물이 차 소방당국이 안전조치했다. 경북소방본부 제공

이틀 새 내린 비에 구미 도심 도로 곳곳이 물에 잠겼다. 산지 주민 수십 명이 일시 대피했고 도로와 지하차도 배수불량이 잇따르며 시민 불편이 속출했다. 인명피해는 없었다.

31일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경북도내 총 40건의 호우 관련 안전조치가 이뤄졌다.

지역별로는 구미가 31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성주 3건, 안동 2건, 칠곡·고령·봉화·김천 각 1건 등으로 나타났다. 유형별로는 도로장애(배수불량 등) 20건, 토사·낙석 9건, 주택(배수불량 등) 6건, 배수지원 5건 등으로 집계됐다.

29일부터 이날까지 도내 평균 강수량은 86.6㎜였다.

구미에 가장 많은 158.8㎜ 비가 쏟아졌다. 구미 공단동 180㎜, 송정동 175.5㎜, 인동동 167.5㎜ 등으로 집계됐다. 이어 고령 153.9㎜, 성주 153.3㎜, 칠곡 146.4㎜, 예천 131.0㎜, 영주 130.7㎜ 등 순이다.

의성군 신평면에서는 최대 시우량 38.0㎜를 기록했다.

구미에서는 전날 구미시가 공단 우수저류시설 가동, 비상근무 돌입 등 피해 최소화에 나섰지만 너무 많은 비를 감당하기 어려웠다.

전날 오후 8시 44분쯤 구미시 공단동 한 도로에 물이 차 조치한 것을 시작으로 같은 날 오후 10시 52분까지 원평동과 송정동, 구포동, 고아읍, 형곡동 등 다수 지역에서 도로 및 지하차도 배수불량 신고가 잇따랐다.

오후 8시 59분과 9시 14분에는 고아읍과 산동읍에서 각각 맨홀뚜껑이 이탈하고 하수구 배수가 불량해 조치했다.

토사, 사면 유실도 여러 차례 발생했다. 오후 9시 22분 구미시 사곡동, 9시 39분 구미시 구포동, 10시 50분쯤 고아읍 등에서 토사가 유실돼 당국이 안전조치를 마쳤다.

구미시 관계자는 "순간적으로 우수관로의 용량을 넘어서는 비가 쏟아지면서 배수불량, 맨홀 이탈 등의 시설피해가 많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산 인근에는 빗물과 함께 흘러 내려온 토사, 나뭇가지 등이 일부 배수구를 막았고, 도심에서는 지반이 일부 침하된 곳으로 빗물이 고이면서 배수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30일 경북소방본부는 전날 오후 6시 이후 이날 오전 11시까지 모두 6건의 집중호우 신고를 받아 복구 등 조치했다고 밝혔다. 30일 오전 10시 34분 의성군 단북면 이연리 양곡천의 논쪽 제방에서 3m가량 토사가 유실돼 당국이 복구하고 있다. 경북소방본부 제공
30일 경북소방본부는 전날 오후 6시 이후 이날 오전 11시까지 모두 6건의 집중호우 신고를 받아 복구 등 조치했다고 밝혔다. 30일 오전 10시 34분 의성군 단북면 이연리 양곡천의 논쪽 제방에서 3m가량 토사가 유실돼 당국이 복구하고 있다. 경북소방본부 제공

타 지역에서도 비슷한 안전사고가 잇따랐다.

30일 오후 7시 27분 안동시 북후면 한 도로에 나무가 쓰러졌다. 같은 날 오후 8시 42분에는 김천시 남면 주택 마당에 물이 찼다.

오후 10시 20분 성주군 벽진면에서도 도로 배수불량 신고가 들어와 안전조치했다. 31일 오전 5시 10분에는 봉화군 명호면 도로 나무가 쓰러져 조치를 마쳤다.

전날 오전 제방이 유실된 의성군 단북면에서는 응급복구를 마쳤다.

울진군 북면 신화리에 내린 비로 담장과 진입로 등이 파손되는 파해가 발생했다. 경북소방본부 제공
울진군 북면 신화리에 내린 비로 담장과 진입로 등이 파손되는 파해가 발생했다. 경북소방본부 제공

한때 인명피해가 우려되면서 재해 취약지역 주민 30여 명이 일시 대피했다.

구미시 상모사곡동 송원사 일대가 산사태 취약지역으로 분류되면서 이곳 주민 18가구 33명에게 대피령을 내렸고, 그 중 28명이 주민센터와 친인척 집으로 대피했다.

안동시 예안면 급경사지 3가구 3명, 울진군 북면 1가구 2명도 각각 경로당과 마을회관으로 몸을 피했다.

경북도와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들어 비가 잦아들면서 오전 5시 40분쯤 도내 기상특보도 울릉도·독도(호우주의보)를 제외하고 모두 해제됐다.

경북도는 이번 집중호우에 앞서 인명피해 우려지역에 대한 사전점검을 강화 시행하는 한편, 호우 중 주요 댐 방류와 메신저 단체 대화방을 통한 위험 공지, 문자메시지·자동음성통보·재난문자를 통해 주민 주의 및 대피 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경북도 재난안전대책본부는 "내달 2일까지 경북 남부동해안 등 일부 지역에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기상상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해 신속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