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심증, 심근경색…만성질환이 있으면 급사 위험도
최소침습수술 방법으로도 시행…80대 고령 환자도 수술
인공심폐기 사용 인한 염증 반응 등 줄여…심장 기능은 어느 정도 좋아야
심장을 왕관처럼 감싸고 있는 '관상동맥'은 쉬지 않고 온몸에 혈액을 보내는 펌프 역할을 하는 혈관이다. 관상동맥이 다양한 원인으로 좁아지거나 막혀 혈액이 잘 흐르지 못하게 되면, 협심증과 심근경색증과 같은 치명적인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최근에는 인공 심폐기 사용 없이, 심장이 박동하는 중에도 관상동맥 질환을 안전하게 치료할 수 있는 '무(無)인공심폐 관상동맥우회술'(OPCAB, Off-Pump Coronary Artery Bypass Surgery)이 널리 사용되고 있다. '무인공심폐 관상동맥우회술'은 환자 사망률과 합병증 발생 가능성을 최소화할 수 있는 치료법이다.
대구에서 유일하게 무인공심폐 관상동맥우회술을 시행하는 민호기 영남대병원 흉부외과 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관상동맥 질환의 위험성과 치료 방법에 대해 알아봤다.
-관상동맥 질환은 어떤 질환인가?
▶심장을 둘러싼 '관상동맥'이라는 혈관에 지방 성분이 축적(동맥경화)되면서 발생하는 것이다. 지방 성분이 쌓여 혈관벽이 두꺼워지면, 혈관이 좁아져 원활한 혈액 순환이 어려워진다. 이 때문에 심장 근육에도 혈류 공급이 제한되면서 여러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문제로 협심증, 심근경색 등이 있다. 협심증은 관상동맥이 수축돼 심장에 혈류 공급이 부족한 상태로, 대체로 가슴 통증을 동반한다. 심근경색은 관상동맥이 막혀 심장이 썩게 돼 생기는 질환이다. 연령이 높거나 당뇨 등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 급사 위험도 있는 만큼 유의해야 한다.
-관상동맥 질환의 치료는 어떻게 이루어지나?
▶관상동맥 질환의 위험 요소를 조절하는 약물 치료를 진행하기도 하나, 약물 치료로 조절이 되지 않는다면 혈관 확장술을 실시한다. 혈관 확장술은 스텐트나 풍선을 혈관에 넣어 뚫어주는 치료법이다. 그러나 여러 관상동맥이 좁아진 상태거나, 심하게 막혀 있는 경우, 흉부외과에서 관상동맥우회술(CABG, Coronary Artery Bypass Graft)을 실시한다.
'관상동맥우회술'은 쉽게 말하면 막힌 혈관 대신 다른 부위의 혈관을 떼어서, 심장과 연결되는 새로운 통로를 만들어 주는 수술법이다. 도로에 비유해 설명하면, 서울에서 부산까지 연결된 고속도로가 대구에서 막히면 서울에서 대구로 우회 도로를 내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관상동맥우회술에는 인공심폐기를 사용하는 방법과 사용하지 않는 방법이 있다.

-인공심폐기를 사용하지 않는 관상동맥우회술(무인공심폐 관상동맥우회술)이란?
▶인공심폐기는 심장 수술 시 환자 심장이 정지돼 있는 동안 심장 기능을 대신해 주는 기기다. 수술 시 인공심폐기를 사용하면 수술 자체는 쉬워질 수 있는데, 심장을 멈추고 심폐기를 사용하는 것으로 인한 합병증이 많이 생긴다.
무(無)인공심폐 관상동맥우회술은 이런 합병증을 줄이기 위해 고안된 수술이다. 인공심폐기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심장을 멈추지 않고 수술을 한다.
-무인공심폐 관상동맥우회술의 효과는?
▶수술을 위해 혈관을 차단하면 혈전(핏덩어리)이 생길 수 있다. 무인공심폐 관상동맥우회술은 심폐기를 사용한 수술법 대비 혈전을 예방하는 약의 사용을 절반 이상 줄일 수 있다. 이로 인해 수술 후 출혈량을 많이 줄일 수 있으며, 출혈량이 줄면 수혈량 역시 줄어든다.
또한 인공심폐기 사용으로 인한 염증 반응이나 합병증도 줄일 수 있다. 다만 무인공심폐 관상동맥우회술은 심장을 멈추지 않고 수술을 진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심장 기능이 어느 정도 좋아야 시행 가능하다.

-국내 환자에게 무인공심폐 관상동맥우회술이 시행되는 비율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관상동맥우회술 적정성 평가 보고서'의 최근 보고(올해 3월)에 따르면, 무인공심폐 관상동맥우회술이 전체 관상동맥우회술의 약 66%를 차지하고 있다. 물론 지역별로는 그 비중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무인공심폐 관상동맥우회술은 인공심폐기를 사용한 방식보다 의료진의 테크닉이 중요한 방식일 뿐만 아니라 함께하는 마취과 의료진의 능력도 중요해서, 아직 제한적으로 시행되는 것 같다. 의료진 입장에서는 무인공심폐기 수술 방식이 그 과정에선 더 힘들 수 있겠지만, 환자 입장에서 수술 후 회복 과정에서 합병증 위험이 덜하다는 상당한 이점을 갖고 있다.
-마지막으로 관상동맥 질환 치료와 관련해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관상동맥우회술의 기술은 점점 발전이 되고 있다. 저 같은 경우 상행 대동맥을 건드리지 않고 진행하는 무인공심폐 관상동맥우회술을 실시하고 있는데, 이 방법은 비교적 기대여명이 긴 젊은 환자들에게 이득이 있고, 뇌경색 위험 또한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무인공심폐 관상동맥우회술은 기존 수술과 비교했을 때 절개 부위를 최소화하는 최소침습수술 방법으로도 시행할 수 있다. 최근엔 가슴 절개를 거의 하지 않고 수술을 진행하기도 했는데, 이런 수술법을 활용하면 80대 이상 환자에게도 수술이 가능하다. 최소 침습 수술은 여러 이점이 있기 때문에 최근엔 시술과 최소 침습 수술을 접목한 하이브리드 수술도 시도되고 있다.
관상동맥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법이 있고, 계속 발전되고 있기 때문에 많은 환자분들이 적극적으로 치료 노력을 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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