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복용 후 '환각 질주', 매주 벌어지는 일…마약사범 강제수사 비중도 적어

입력 2023-08-22 10:48:57 수정 2023-08-22 11:00:36

지난 5년 동안 교통범죄 일으킨 마약사범 282명 달해

지난 2일 서울 강남 압구정역 인근에서 롤스로이스를 몰다 인도를 덮쳐 20대 여성을 크게 다치게 한 20대 남성 신모씨가 차에서 걸어나와 통화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지난 2일 서울 강남 압구정역 인근에서 롤스로이스를 몰다 인도를 덮쳐 20대 여성을 크게 다치게 한 20대 남성 신모씨가 차에서 걸어나와 통화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카라큘라 탐정사무소' 캡처

마약에 취해 범죄를 저지르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문이 나오고 있다.

지난 2일 서울지하철 압구정역 인근에서 A씨가 몰던 차량이 인도로 돌진해 20대 여성이 크게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조사 결과 A씨에게서는 케타민을 비롯해 7종의 향정신성의약품이 검출됐다. A씨는 사고 당일 오후에도 향정신성의약품 2종을 투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2월에는 대전광역시 관저동에서 40대 여성 B씨가 몰던 역주행 차량이 아들의 납골당에 다녀오던 60대 여성 C씨의 차량을 추돌해 C씨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 B씨의 혈액에서는 졸피뎀 성분이 다량으로 검출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인재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동안 마약류를 투약한 후 범죄를 저지른 가해자가 1천83명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범죄유형별로 살펴보면 교통범죄가 282명(26.0%)으로 가장 많았다. 평균적으로 매주 소위 '환각 질주'가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이어 절도 213명(19.7%), 폭행 112명(10.3%), 강간 92명(8.5%), 상해 64명(5.9%) 순으로 집계됐다. 살인 및 살인미수도 20명(살인 12명, 살인미수 8명)에 달했다

이와 함께 마약사범에 대한 강제수사 비중도 높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청이 제출한 '마약류 범죄 구속영장 신청 현황'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2018~2022년) 동안 마약류 범죄로 검거된 5만3천740명 가운데 구속영장이 신청된 사람은 9천947명뿐이었다.

마약류 범죄자 약 5명 중 1명(18.5%)에게만 구속영장이 신청된 셈이다. 2018년 21.9%였던 구속영장 신청율은 2022년 15.1%까지 낮아졌다.

인재근 의원은 "마약류 투약의 폐해가 무고한 국민에 대한 2차 범죄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마약류와 관련된 모든 범죄를 뿌리 뽑아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