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구의 미학' 백정현 '9시즌 연속 100안타' 구자욱…삼성, 선두 LG 꺾어

입력 2023-08-17 21:13:59 수정 2023-08-18 10:00:09

백정현, 6⅔이닝 6피안타 1실점 호투
구자욱, 2점 홈런 포함해 4안타 맹위

삼성 라이온즈의 좌완 백정현이 17일 대구 홈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에 선발 등판해 호투하고 있다.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좌완 백정현이 17일 대구 홈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에 선발 등판해 호투하고 있다. 삼성 제공

요즘 한국 프로야구 KBO리그에선 어느 때보다 강속구가 각광받고 있다. 신예 투수들이 시속 150㎞를 훌쩍 넘는 공을 뿌리며 눈길을 사로잡는다. 그 속에서 빠른 공보다 제구로 돋보이는 투수도 있다. 삼성 라이온즈의 백정현이 그런 경우다.

삼성은 17일 대구 홈에서 LG 트윈스를 4대2로 물리쳤다. 삼성의 좌완 선발 백정현은 6⅔이닝 6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 승리 투수가 됐다. LG 선발 케이시 켈리도 6이닝 10피안타 4실점(2자책점)으로 역투했지만 패전의 멍에를 썼다.

백정현은 빠른 공이 시속 130㎞후반 정도에 그친다. 하지만 스트라이크존을 넓게 활용하는 제구력과 완급 조절로 상대 타선을 막았다. 체인지업과 슬라이더 등 변화구를 잘 구사하고 공을 오래 숨겨 나오다 던지는 '디셉션' 동작도 좋아 상대 타자가 타이밍을 잡는 데 애를 먹는다.

이날 경기 전까지 백정현은 6승 5패, 평균자책점 3.57을 기록했다. 후반기만 따져보면 더 좋았다. 2승 무패, 평균자책점 2.04로 호투했다. 특히 LG전 성적이 좋다. 올 시즌 두 차례 만나 7이닝 무실점, 6이닝 3실점(1자책점)을 기록했다. LG전만 따졌을 때 평균자책점은 0.69.

삼성 라이온즈의 류지혁이 17일 대구 홈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에 출전, 4회말 2루 도루에 성공한 뒤 폭투가 나온 틈을 타 3루로 내달리고 있다.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류지혁이 17일 대구 홈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에 출전, 4회말 2루 도루에 성공한 뒤 폭투가 나온 틈을 타 3루로 내달리고 있다. 삼성 제공

백정현은 기대대로 6회까지 4피안타 무실점으로 순항했다. 5회초 안타성 타구를 유격수 이재현이 잡아내고, 중견수 김현준이 키를 넘어가는 타구를 쫓아가 뛰어오르며 잡아내는 등 수비의 도움도 받았다.

경기 초반 삼성 타선의 공격력은 아쉬웠다. 류지혁이 공격의 물꼬를 텄으나 연거푸 득점에 실패했다. 2회말 안타를 치고 출루, 도루를 연거푸 시도해 3루까지 진출했지만 홈을 밟지 못했다. 류지혁은 4회말에도 안타와 도루, 상대 폭투를 묶어 3루까지 내달리며 무사 3루 기회를 만들었으나 후속타가 터지지 않았다.

삼성 라이온즈의 구자욱이 17일 대구 홈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에 출전, 5회말 우월 2점 홈런을 터뜨린 뒤 덕아웃으로 들어오며 동료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구자욱이 17일 대구 홈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에 출전, 5회말 우월 2점 홈런을 터뜨린 뒤 덕아웃으로 들어오며 동료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삼성 제공

삼성 타선을 살리고 백정현의 어깨를 가볍게 해준 건 구자욱. 3회말 김현준과 김성윤의 연속 안타에 이어 구자욱이 적시타를 터뜨려 선취점을 올렸다. 구자욱은 5회말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을 쏘아올렸다. 이 홈런으로 구자욱은 9시즌 연속 100안타 기록을 달성했다.

삼성은 8회초 불펜 김태훈이 1실점, 4대2로 쫓겼다. 8회말 점수 차를 더 벌리지 못했고 9회초 마무리 오승환이 마운드에 올랐다. 오승환은 3명의 타자를 깔끔하게 범타로 처리하며 승리를 지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