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 "北, 한미일 정상회의 겨냥 도발 징후"

입력 2023-08-17 17:28:10 수정 2023-08-17 20:56:18

"ICBM 엔진 연소시험 집중 실시, 러시아와 군사무기 교류 타진도"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달 1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전날 발사한 신형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의 시험발사 영상을 공개했다. [조선중앙TV 화면]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달 1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전날 발사한 신형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의 시험발사 영상을 공개했다. [조선중앙TV 화면]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연합뉴스

국가정보원(국정원)은 북한이 한국·미국·일본 정상회의 또는 '을지 자유의 방패'(UFS·Ulchi Freedom Shield) 한미연합군사연습을 겨냥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여러 종류의 도발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미일 정상회담은 18일 시작해 20일까지, UFS 훈련은 오는 21일부터 31일까지 진행된다.

아울러 국정원은 북한이 러시아와 군사무기 교류 가능성을 긴밀하게 타진하고 있는 징후도 포착했다고 보고했다.

국정원은 17일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현안질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여야 의원들에게 알렸다.

유상범 국민의힘 간사는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ICBM 발사 지원 차량 활동이 활발한 것이 평양 산음동 등지에서 포착됐다"며 "액체연료 공장에서 추진체가 빈번히 반출되는 등 ICBM 발사 준비 징후가 계속 식별되고 있다"는 국정원 보고내용을 소개했다.

이어 국정원은 "고체 미사일 생산시설에도 차량 활동이 이례적으로 활발해지고 있다"며 "전술핵을 탑재할 수 있는 미사일 발사를 포함한 합동 훈련이 예상된다"는 내용도 보고했다.

또한 국정원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하반기 최우선 주문과제로 군사정찰위성의 기술적 준비 완료를 요구했다. 지난번 실패한 군사정찰위성의 결함 보완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9월 9일 북한 정권 수립일 75주년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8월 말 또는 9월 초 발사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구체적으로 국정원은 '북한이 지난 7월부터 발사체 신뢰도 검증을 위해 엔진 연소시험을 집중적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발사체 추적과 데이터 수신을 위한 위성 안테나도 추가 설치한 것으로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북한의 엔진결함 해결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국정원은 지난달 25∼27일 방북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큰 틀의 군사협력 방안'에 합의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사실도 공개했다.

국정원은 "7월 27일 (전승절) 행사 며칠 전 러시아 실무대표단이 평양에 입국해 군사협력 문제를 조율한 징후를 포착했고, 쇼이구 장관이 김정은 위원장과 단독 면담해 큰 틀의 군사협력 방안을 합의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보고했다.

한편 통일부는 북한에서 김정은에 '수령' 호칭 사용이 급증하고 김정은을 '아버지'라 부르는 대상을 확대하는 등 우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김정은에 대한 수령 호칭은 2018년에 조심스럽게 등장해 2020년(4회)부터 본격적으로 쓰였고 2021년(16회)에 급증했다. 지난해에는 23회 사용됐으며 올해는 일곱 달 만에 지난해 사용 횟수를 넘어섰다.

만 40세도 되지 않은 김정은을 향해 '아버지'로 호칭하는 대상이 아동에서 지난해 말 청년으로 확대된 것도 우상화를 강화하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독재자의 감성정치 표본"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