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주한미군 월북 첫 언급…"인종차별에 반감, 망명 원해"

입력 2023-08-16 07:17:21 수정 2023-08-16 07:31:12

美 국방부 "검증할수 없어…귀환에 초점"

지난 7월 월북한 미군 트레비스 킹 이병. 연합뉴스
지난 7월 월북한 미군 트레비스 킹 이병. 연합뉴스

북한이 지난달 월북한 미군 트래비스 킹 이병이 망명 의사를 밝혔다고 주장했다.

조선중앙통신은 16일 '미군병사 트래비스 킹에 대한 중간조사결과' 제하 보도를 발표하고 킹 이병이 북한 영내에 "불법 침입하는 사건이 발생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북한이 킹 이병에 대해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통신은 지난달 18일 "관광객들 속에 끼워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돌아보던 킹은 군사분계선상에 있는 조미군부접촉실과 경무관휴계실 사이에서 고의적으로 우리측 구역으로 침입했다가 근무 중에 있던 조선인민군 군인들에 의해 단속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해당 기관에서 조사한 데 의하면 트래비스 킹은 자기가 공화국 영내에 불법침입한 사실을 인정했다"며 "(킹은) 미군 내에서의 비인간적인 학대와 인종차별에 대한 반감을 품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으로 넘어올 결심을 하였다고 자백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트래비스 킹은 또한 불평등한 미국사회에 환멸을 느꼈다고 하면서 우리 나라나 제3국에 망명할 의사를 밝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킹에 대한 조사가 계속될 것이라 밝혔다.

▶북한의 이같은 발표에 대해 미국 국방부는 검증할 수 없다면서 귀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미 국방부 대변인은 "우리는 트래비스 킹의 안전한 귀환에 집중하고 있다"며 "국방부의 우선순위는 킹 이병을 집으로 데려오는 것"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어 "우리는 이를 위해 모든 가용한 소통선을 이용해 움직이고 있다"고 밝혔다.

▶킹 이병은 월북 당일 인천공항에서 댈러스행 귀국편 비행기에 올라 텍사스로 돌아갈 예정이었다. 그는 지난해 한국 한 클럽에서 시비가 붙었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차를 파손한 등의 혐의로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이를 내지 못해 국내 수용시설에 두 달 가까이 구금됐고, 추가 징계를 받기 위해 미국으로 송환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그는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를 타지 않고 달아난 뒤 다음 날 JSA 견학에 참여하던 중 무단으로 월북했다.

미국은 이후 킹 이병과 관련해 유엔군사령부 등을 통해 북측과 연락을 시도했지만, 그의 안위조차 확인하지 못하는 등 의미있는 소통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