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놀래킨 '고령 사자 탈출 소동'…인근 주민들도 까맣게 몰랐다

입력 2023-08-14 13:40:44 수정 2023-08-14 14:41:04

70분만에 사살로 일단락…수입 맹수 사육허가 “불법은 아냐”

우리를 탈출했다 엽사에 사살된 암사자. 경북소방본부 제공
우리를 탈출했다 엽사에 사살된 암사자. 경북소방본부 제공

14일 오전 경북 고령군과 인근 지역민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고령 덕곡면 사자 우리 탈출사건은 70여 분만에 사자가 사살되면서 일단락됐다.

고령군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20분쯤 덕곡면 옥계리 한 사설 목장에서 사육 중이던 암사자 1마리가 우리에서 탈출했다. 탈출한 사자는 20살 정도로, 오전 8시 30분쯤 목장 근처에서 발견돼 동원된 엽사들에 의해 사살됐다. 사살된 사자는 고령군에 인계되면서 상황은 종료됐다.

앞서 고령군은 옥계리 한 목장에서 암사자 1마리가 탈출했다며, 목장과 인접한 북두산 입산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안전 안내 문자를 주민들에게 발송했다.

또 성주군과 대구 달성군, 경남 거창군과 합천군에서도 암사자 탈출과 가야산 입산 금지를 알리는 안전 문자를 발송하는 등 긴박한 순간이 벌어졌다.

사건 발생 목장에서 사자를 사육 중인 사실은 인근 주민들도 까맣게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농장이 있는 옥계리 한 주민은 "그곳에 사자가 있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면서 "산속으로 멀리 도망갔으면 생각만 해도 무섭다. 빨리 해결돼 다행이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고령군도 "아침에 갑자기 담당 공무원에게 전화로 '암사자가 도망갔다'고 연락이 와 당황스러웠다"고 전했다.

해당 목장은 개인이 운영하다 20년 전쯤 모 종교 단체 측에서 인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2월 고령군으로부터 관광농원으로 지정돼 관광객을 상대로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에는 암사자와 수사자 한쌍이 있었지만, 수사자는 수년 전 죽은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목장에는 맹수가 추가로 있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졌고, 대구지방환경청으로부터 수입 맹수 사육 허가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이번 소동과 관련해 '사람 잘못으로 애꿎은 사자만 목숨을 잃었다', '마취총 쏘지 툭하면 사살이냐', '사자가 무슨 죄냐 미안하다 사자야' 등 비난과 추모의 글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