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도 성남시 흉기 난동 피의자가 '조현성 인격장애' 진단을 받은 것으로 밝혀진 가운데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건강검진에 정신 건강검진을 추가하고, 정신질환을 사회적 질환으로 관리할 것을 제언했다.
안 의원의 제언에 공감한다. 건강한 사람에게도 응급 상황이 발생할 수 있듯이 정신질환자들도 피해망상이나 환청 같은 증상이 갑자기 심해져 자신이나 타인을 해치는 응급 상황에 처해질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에서 정신질환을 돌보는 것은 많은 경우 가족의 몫이다. 관리 부담이 클 뿐만 아니라, 범죄 발생 가능성도 높아진다. 무엇보다 정신질환자의 범죄는 이성적 사고에서 한참 벗어난 상태에서 발생하기에 중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무척 높다.
2022년 기준, 우리나라 교정 시설 내 치료감호소에 있는 정신질환자는 5천600명이다. 정신질환자가 사회적 도움과 치료를 받지 못한 채 방치되면서 범죄자가 됐다고 볼 수 있다. 이번에 성남에서 흉기 난동 사건을 저지른 피의자 역시 대인 기피 증세 등으로 5년간 치료를 받았지만, 정작 조현성 인격장애 진단 시점에는 치료를 중단했다. 대전의 한 고등학교에서 교사를 흉기로 찌른 20대 남성 역시 조현병 및 우울증 진단과 입원 치료를 권유받았으나 입원 및 치료를 받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신질환자의 범죄로부터 시민들을 지키고, 정신질환자가 처벌 대신 치료를 받도록 하기 위해서는 선제적이고 강력한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초등학생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정기 검진을 의무화하고 건강보험 등으로 의료비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 또 치료가 필요함에도 치료를 거부하는 사람들을 위한 '전문가위원회의 심의 판정 제도'를 도입해, 치료 및 입원을 강제할 필요도 있다고 본다. 많은 정신의학과 전문의들이 "적극적이고 적절한 치료를 하면 정신질환은 관리가 된다"고 입을 모은다. 정신질환자 개인은 물론이고 그 가족과 사회 안녕을 지켜낼 국가 차원의 제도적 대책을 신속히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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