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악!" 9호선서 BTS 팬들 내지른 비명에…'흉기난동 오인' 혼비백산

입력 2023-08-07 09:41:16 수정 2023-08-07 10:17:58

잇따른 사건·사고에 시민 불안감 폭증

방탄소년단(BTS) 멤버 슈가가 라이브 방송에서 타투를 공개하는 모습과 슈가 방송 이후 서울 지하철 9호선에서 벌어진 오인 소동 현장.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방탄소년단(BTS) 멤버 슈가가 라이브 방송에서 타투를 공개하는 모습과 슈가 방송 이후 서울 지하철 9호선에서 벌어진 오인 소동 현장.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서울 지하철 9호선 열차에서 발생한 테러 오인 소동이 방탄소년단(BTS) 슈가의 콘서트를 보고 귀가하던 팬들의 단순 해프닝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슈가의 라이브방송을 보던 팬들이 소리를 지르면서 놀란 시민들이 급하게 대피했다는 것이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6일 오후 8시 36분쯤 김포공항행 지하철 9호선 급행열차 승객으로부터 "이상한 냄새가 난다", "사람들이 뛰어다니고 넘어지고 있다", "역사 안에 난동범이 있다" 등 신고가 20여건 접수됐다.

이로 인해 열차는 신논현역에 정차했다. 승객들이 역사 밖으로 급하게 뛰어 나가면서 넘어지는 등 혼란이 빚어졌고, 7명이 찰과상·타박상 등의 부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열차 내부를 확인한 결과 테러나 난동 등의 특이사항은 없었고, 당국은 부상자들을 병원으로 이송한 뒤 철수했다.

이 가운데 이날 소동이 슈가의 콘서트를 관람하고 귀가하던 팬들이 소리를 지른 것이 발단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 목격자들에 따르면 슈가의 콘서트가 끝난 뒤 9호선 올림픽공원역에서 팬들이 대거 탑승했고, 슈가의 SNS 라이브 방송을 보던 팬들이 소리를 지르면서 소동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온라인에는 사건 당시 슈가의 방송을 보던 팬들이 단체로 환호성을 지르는 영상도 공개됐다.

한 네티즌은 "슈가가 콘서트 직후 라이브 방송을 하면서 타투를 공개했는데, 당시 지하철을 타고 귀가하던 팬들이 이를 보고 신나서 소리를 질렀다"며 "(고성을 들은) 옆 칸 사람들은 패닉이 와서 대피하기 시작했고, 경찰 신고가 들어가면서 가스 누출이나 칼 소지 루머가 퍼졌다"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도 "열차 안에서 BTS 영상을 보던 외국인들이 소리를 지르면서 발생한 해프닝"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해프닝은 최근 잇따른 사건·사고로 인해 시민들의 불안이 커졌다는 것을 보여준다.

당시 현장에 있었다고 밝힌 한 네티즌은 "진짜 공포였던 게, 아무도 뛰어야 하는 원인을 모른 채 '칼부림 같다'는 말들만 들렸다"며 "영화 '부산행'이나 이태원 참사가 떠올랐다"고 밝혔다.

이어 "사람들이 한 방향으로 뛰는데, 앞 사람이 가지 못하면 뒤에서 밀고 쓰러졌다. 열차 칸 사이에 사람들이 꽉 끼어서 '뛰지 마세요' '사람이 끼었어요' '일어나셔야 해요' 소리를 쳤다"며 "무언가 다가온다는 미지의 공포를 느꼈다. 이게 그 치안 좋다던 대한민국 2023년에 겪은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