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월드컵서 또 독일 발목 잡아

입력 2023-08-03 21:56:49 수정 2023-08-04 15:38:55

한국, 여자월드컵서 독일과 1대1로 비겨
독일, 한국과 비겨 함께 16강 진출 좌절
독일 남자팀도 한국 탓에 16강 좌절 전력

3일(한국 시간) 호주 퀸즐랜드주의 브리즈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 H조 3차전 한국 대 독일 경기. 조소현(가운데)이 대회 첫 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3일(한국 시간) 호주 퀸즐랜드주의 브리즈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 H조 3차전 한국 대 독일 경기. 조소현(가운데)이 대회 첫 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이 포기하지 않는 정신력을 바탕으로 마지막 경기에서 무승부를 기록했다. 한국과 비긴 우승 후보 독일은 16강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당했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3일 호주 브리즈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독일과의 경기에서 1대1로 비겼다. 1무 2패로 조 최하위에 머문 한국은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하지만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세계 2위 독일과 비기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한국은 초반부터 독일을 강하게 압박, 당황하게 만들었다. 전반 2분 케이시 페어가 지소연의 패스를 받아 슛을 날렸으나 골대를 맞고 튕겨 나왔다. 전반 6분 독일 수비진 사이를 파고 든 조소현이 이영주의 패스를 받아 선제골을 터뜨렸다.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던 독일은 한국에 일격을 당한 뒤 공격의 고삐를 죄기 시작했다. 레아 쉴러의 높이를 이용하기 위해 수 차례 크로스를 올렸다. 결국 전반 42분 알렉산드라 포프가 헤더로 동점골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1대1로 시작된 후반 들어서 독일의 공세는 더욱 거세졌다. 힘과 체격에서 밀렸으나 한국 선수들은 악착같이 달려들어 독일의 공격을 저지했다. 후반 14분 포프의 헤더는 한국 골대를 맞고 나왔다. 한국이 끈질기게 버티면서 경기는 결국 무승부로 끝났다.

한국은 승점 1점을 따내는 게 그치며 조 4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는 정신력으로 강호 독일과 맞서 작게나마 희망의 불씨를 남긴 건 박수를 받을 만했다. 토양이 얕아 발전이 더딘 여자 축구의 미래를 위해서도 소중한 무승부였다.

한국의 분전으로 이변이 연출됐다. 우승 후보 독일이 한국을 잡아내지 못하면서 1승 1무1패를 기록, 조 3위로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독일이 여자축구 역사상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H조에선 콜롬비아와 모로코(이상 2승 1패)가 16강에 올랐다.

독일은 남자 축구에 이어 여자 축구마저 한국에 발목을 잡혔다. 2018 러시아월드컵 당시 독일은 3차전에서 한국을 이기면 16강에 오를 수 있었으나 0대2로 패하면서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월드컵 우승 4회에 빛나는 독일을 격파한 한국은 당시 이 승리를 '카잔의 기적'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