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집중호우로 경북 영주시와 봉화군의 태양광 발전시설에서 사면 유출과 붕괴로 토사가 쏟아져 농가에 큰 피해가 났다. 산을 깎고 조성한 산지 태양광 발전시설은 장마철 산사태의 요인으로 꼽힌다. 태양광 발전시설은 지을 때 주변 나무와 토사를 제거하기에 비탈면 침식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옹벽 설치, 배수로 규격 등의 규정은 없다.
영주시는 지난달 15, 16일 집중호우로 7개 태양광 발전시설에서 사면이 유출됐다고 밝혔다. 이 중 한 곳에서는 태양광 시설이 쓰러지면서 토사와 함께 인근 축사를 덮쳐 소 17마리가 매몰됐다. 봉화군도 태양광 시설 8곳 일대에서 산사태가 나서 농경지 피해가 발생했다고 했다.
태양광 시설로 인한 산사태는 예견된 재난이다. 2018년 7월 경북 청도군 매전면 산비탈의 태양광 시설 일대에서 토사 300t이 쏟아져 내렸다. 지난해 10월 강원 횡성군 둔내면에서도 산 위쪽 태양광 시설의 지반이 무너지면서 산사태가 발생, 주민 1명이 숨졌다. 조사 결과, 시설 조성 과정에서 지반 보강이 부실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태양광 시설에서 산사태가 잦은데도, 예방을 위한 규정은 미약하다. 비탈면 경사도가 평균 10도, 최고 15도 이내이면 얼마든지 시설을 설치할 수 있다. 초목 조성 및 땅 다지기 의무나 배수시설 규격 등에 대한 기준은 없다.
산지 태양광 시설 증가는 산사태 위험을 키운다. 태양광 시설이 들어선 산지는 산비탈의 나무를 무리하게 베고, 기둥을 박아 태양광 패널을 넓은 면적에 설치하는 만큼 자연 상태보다 산사태에 취약하다. 기후변화에 따른 집중호우나 게릴라성 폭우가 빈번하면 산사태 위험은 더 커진다. 태양광 모듈 세척 과정에서 주변 토양과 지하수가 오염된다는 지적도 있다. 전문가들은 인허가 과정에 사면 및 기초 안전성 검토서를 첨부하도록 하는 등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부와 지자체는 집중호우에 따른 토양의 구조 변화를 점검하고, 배수로와 옹벽 설치 등 안전 조치를 해 태양광발 산사태를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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