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호 태풍 독수리 발생 임박, 7월말 제주도 지나 서해안 오나?

입력 2023-07-20 19:18:12 수정 2023-07-25 18:03:26

5호 태풍 독수리로 발달할 전망인 9호 열대저압부 예상경로. 기상청 20일 오후 4시 30분 발표
5호 태풍 독수리로 발달할 전망인 9호 열대저압부 예상경로. 기상청 20일 오후 4시 30분 발표
일본기상청 20일 오후 3시 발표 열대저압부a(한국 기상청 명명 9호 열대저압부) 예상경로
일본기상청 20일 오후 3시 발표 열대저압부a(한국 기상청 명명 9호 열대저압부) 예상경로

5호 태풍 독수리로 발달할 것으로 보이는 9호 열대저압부가 20일 발생, 기상청이 예상경로를 업데이트했다.

우리 기상청과 일본 기상청은 일단 태풍 독수리가 필리핀 북동쪽까지 올라올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후 유동적인 예상 경로 시나리오 가운데 한반도행도 있다.

▶기상청의 이날(20일) 오후 4시 30분 9호 열대저압부 예상경로 발표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으로 태평양 팔라우 북쪽 550km 해상에 위치한 9호 열대저압부는 내일인 21일 낮 태풍 독수리로 발달하게 된다.

이어 북서진을 지속하며 닷새 뒤인 25일 낮에는 필리핀 루손섬 바로 북동쪽 해상에 위치하게 된다. 이때 태풍 강도는 '중'이 예상된다.

1시간 앞선 이날 오후 3시 30분 발표된 일본 기상청 예상경로도 같은 맥락이다.

필리핀 루손섬 북동쪽이자 대만(타이완) 남쪽 해상인 이곳은 동북아시아로 오는 태풍들의 주요 경로 전환 지역이다. 태풍들에게 고속도로 JC(분기점) 같은 곳인 셈.

여기까지는 대체로 일치하는 각 기상당국 예보 모델들이 이후 가령 중국 내륙행이냐, 한국 서해행이냐, 대한해협을 지나 동해로 가느냐, 일본 본토행이냐 등의 경우의 수를 다르게 가리키는 경우가 적잖다.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 모델 예상 5호 태풍 독수리 7월 28일 0시 위치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 모델 예상 5호 태풍 독수리 7월 28일 0시 위치
미국기상청(GFS) 모델 예상 5호 태풍 독수리 7월 28일 0시 위치
미국기상청(GFS) 모델 예상 5호 태풍 독수리 7월 28일 0시 위치

▶이후 경로는 우선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 모델의 경우 대만을 관통하는 북진을 내다보고 있다. 태풍 독수리가 28일 0시쯤 타이완섬에 상륙할 것으로 본다. 이후 태풍은 중국 내륙으로 향하며 세력이 약화하는 수순이 점쳐진다. 태풍은 먹이인 셈인 '수증기'를 원활히 공급 받지 못하는 육지를 거치며 크게 약화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런데 미국기상청(GFS) 모델에서는 태풍 독수리가 필리핀과 대만 해상에서 타이완섬 및 중국 내륙이 아닌, 중국 동쪽 해상을 거칠 것으로 본다.

즉, 일본 큐슈와 우리나라 제주도에 좀 더 가깝게 북진한다는 예상이다.

이어 태풍 독수리는 28일 0시쯤 중국 동해안 상하이 일대에 위치할 것으로 보인다. 이곳도 태풍이 동북아로 오는 단골 코스다.

이어 29일 0시에는 좀 더 북쪽 중국 산둥 반도에 다다를 것으로 보인다.

즉, GFS 모델에서는 태풍 독수리가 27일 중국 상하이 남서쪽이자 일본 오키나와 열도 북동쪽 및 큐슈 남동쪽, 다시 말 해 제주도 남쪽 해상에 위치하게 되고, 이어 28~29일에는 제주도 서쪽을 거쳐 호남·충청·경기(수도권) 서쪽 서해 바다를 북진할 가능성을 가리키고 있는 것이다.

이 경우 제주도와 우리나라 서해안 지역이 태풍의 오른쪽 반원에 들거나 가까워지게 된다. 태풍 바람은 시계 반대 방향으로 불기 때문에 태풍의 오른쪽 반원에 드는 지역이 더 위험한 경향을 보인다.

▶다만 우리 기상청과 일본 기상청의 보수적 예상경로에 비하면 좀 더 멀리 내다본 이들 예측은 유동적이다. 그래서 7월 말까지 우리나라 주변 동북아 일기도상 기압 배치 변화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 강한 저기압인 태풍은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경로로 삼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태풍 접근 자체 만큼 중요하게 살필 부분은 태풍이 많은 수증기를 한반도로 보낼 지 여부다.

7월 초부터 중순까지 이어진 장마로 전국에 호우, 산사태, 침수 등이 발생하며 막대한 인명·재산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복구에 충분한 시간을 주지 않고 태풍 발생에 따른 비구름이 다시 한반도에 드리울 가능성을 계속 따져봐야 한다. 지금은 소강 상태이지만 7월 말까지 장마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태풍이 우리나라엔 가까이 오지 않더라도 한반도에 떠 있는 장마전선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다.

한편, 태풍 독수리(DOKSURI)는 태풍위원회 14개국 중 우리나라가 제출한 이름이다.

참고로 국민들에게 익숙한 한글명 태풍은 우리나라와 역시 태풍위원회 소속인 북한이 여럿 제출해놨다. 각 10개씩이다. 이걸 돌려 쓴다.

우리나라는 독수리를 비롯해 제비, 너구리, 개나리, 메기, 개미, 나리, 장미, 미리내, 노루를 제출했다.

북한은 기러기, 도라지, 갈매기, 수리개, 메아리, 종다리, 버들, 노을, 민들레, 날개를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