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국가대표 전임 감독제 부활, 피치클록·승부치기 2024년 도입

입력 2023-07-20 12:53:06 수정 2023-07-20 18:32:07

KBO, 'KBO리그·팀코리아 레벨업 프로젝트' 발표
한국 야구의 국제 경쟁력 강화 위한 장기 전략 방향
2025년 리그에 수비 시프트 제한 도입 계획도 밝혀

지난 3월 10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본선 1라운드 한국과 일본의 경기가 한국의 4대13 패배로 끝난 뒤 한국 투수들이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3월 10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본선 1라운드 한국과 일본의 경기가 한국의 4대13 패배로 끝난 뒤 한국 투수들이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야구의 국제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국가대표팀 전임 감독제를 다시 시행한다. KBO리그에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가 시행 중인 '피치클록'과 연장 승부치기 제도를 도입한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0일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KBO리그·팀 코리아 레벨 업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예선 탈락하는 수모를 당한 뒤 외부 인사를 포함한 태스크포스를 구성, 장기 전략 방향을 세웠다.

이 프로젝트는 4가지 방향으로 추진된다. 국가 대표팀 전력 향상을 비롯해 ▷경기 제도 개선 ▷유망주 및 지도자 육성 ▷야구 저변 확대 등이 그것이다. 이를 통해 리그 수준을 높이고 대표팀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저변을 확대, 지속 가능한 야구 강국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게 목표다.

우선 KBO는 2026년 WBC까지 대표팀의 장기적이고 일관성 있는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게 전임 감독제를 운영한다. 감독을 보좌할 코치도 전임으로 선임할 예정. 현역 프로팀 감독이 대표팀을 운영하면서 장기 전략을 수립하기 어려운 현실을 반영한 조치다. 또 대표팀을 상시 체제와 유사하게 운영, 꾸준히 해외팀과 경기를 치를 수 있게 한다.

2024년 KBO리그에 MLB가 시행 중인 '피치클록'과 연장 승부치기를 도입한다. MLB는 투수들의 투구 간격을 측정하는 '피치클록'을 도입해 경기 시간을 단축하는 데 효과를 보고 있다. KBO리그에선 2024시즌 시범 운영하고 이른 시일 내에 정식으로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2022년부터 퓨처스리그에 적용 중인 연장 승부치기는 내년 KBO리그에 바로 적용한다. 정규 이닝(9이닝)에 승패가 결정되지 않으면 연장 10회부터 주자를 누상에 둔 채 타격하는 방식이 연장 승부치기다.

특정 타자의 타구 방향을 분석, 수비 위치를 옮기는 '수비 시프트'도 제한한다. MLB는 야구의 역동성을 살린다며 올 시즌 수비 시프트 제한 조치를 시행 중이다. MLB는 투수가 투구할 때 최소 4명의 야수가 내야 경계 내에 있어야 하고 2루를 기준으로 2명의 내야수가 좌우에 있도록 시프트를 제한하고 있다. KBO리그엔 2025년 도입하는 게 목표다.

투수가 일단 등판하면 최소 세 타자를 상대해야 다른 투수로 바꿀 수 있게 한 제도는 2025년 KBO리그에 도입한다. 퓨처스리그엔 한 해 먼저 시행한다. MLB와 WBC에서 이미 시행 중이다.

지난 3월 10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본선 1라운드 한국과 일본의 경기. 9회초 우리나라 대표팀 선수들이 경기 종료를 앞두고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3월 10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본선 1라운드 한국과 일본의 경기. 9회초 우리나라 대표팀 선수들이 경기 종료를 앞두고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이와 함께 KBO는 2024년부터 유망주들이 MLB 교육리그에 참가할 수 있게 MLB 사무국과 파견 대상 선수,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호주프로야구리그에 전·후반기로 나눠 상무 야구단과 KBO리그 연합팀을 파견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현재 200개 초등학교에서 실시하고 있는 티볼교실을 300개교로 확대하고 유망주 초청 캠프도 진행한다.

KBO는 "야구 대표팀이 최근 국제대회에서 연이어 야구 팬들의 눈높이에 미치지 못하는 전력과 성적을 보였다. 리그 경기력 수준과 대표팀 전력을 함께 끌어 올리고, 저변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수립했다"며 "한국 야구의 내실을 다지고 국제 무대에서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