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독해지는 극한 기후, 수해 복구 재원 대책마저 지속가능성 고려해야

입력 2023-07-19 05:00:00

윤석열 대통령은 18일 서울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피해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복구 인력, 재난 관련 재원, 예비비 등 정부의 가용 자원을 모두 동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이권 카르텔, 부패 카르텔에 대한 보조금을 전부 폐지하고 그 재원으로 수해 복구와 피해 보전에 재정을 투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특히 "국민 혈세는 재난으로 인한 국민 눈물을 닦아드리는 데 적극적으로 사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수해 복구 대책 등을 우선적으로 언급, 국정 최우선순위를 호우 대책에 두고 있음을 명확히 했다. 윤 대통령은 "전례 없는 이상기후에 지금까지 해 온 방식으로는 대응할 수 없고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고 이날 말했다. 18일 기준으로 올 들어 이달까지 평년 대비 145%에 해당하는 폭우가 쏟아진 것을 기후 변화 위기로 인식, 기존 관행에서 벗어난 새 대응 체계를 준비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발신한 것이다.

주목할 것은 복구 재원을 윤 대통령이 특정한 부분이다. 수해 복구에 대한 국가의 책임도 중대하지만 복구 재원과 관련, 향후 장기적 관점에서 건전 재정에 대한 국가의 의무를 결코 소홀히 여겨서는 안 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정부가 최근 3년간 국고보조금을 받은 민간단체 1만2천여 개에 대해 감사한 결과, 1조1천억 원 규모 사업에서 무려 1천865건의 부정·비리가 확인된 바 있다.

호우를 비롯해 극한 기후는 갈수록 독해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미증유의 재해에 대해 '빚내서 추경하자'는 식의 보여주기식 대처와 처방은 한계가 명확하다. 기존 재해 대응 체계에 대한 철저한 재점검을 통해 선진국다운 예방 체제를 완비하고, 윤 대통령 발언처럼 복구 재원 동원도 체계적이어야 한다. 전통적으로 유능한 정부를 간판으로 내걸어온 보수 정부는 역대 정부에서 반복돼 온 재해 대응 실패를 교훈 삼아 지속가능한 재난 대비 체계를 국민들에게 명확하게 제시, 안전한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