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타 베테랑 부진에…삼성라이온즈 팀 꼴지 추락 '굴욕'

입력 2023-07-17 14:08:37 수정 2023-07-17 17:59:30

팀 타율 9위, 팀 평균자책점 10위로 투타 부진
'끝판대장' 오승환 흔들린 불펜, 역전패 많아져
중심 타자 오재일, 전반기 내내 부진 탈출 못해
주축 선수들 부상까지 겹치며 꼴찌로 추락

오승환(왼쪽), 오재일
오승환(왼쪽), 오재일

지난 주말 2023시즌 올스타전이 끝나면서 프로야구가 전반기를 마무리,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하반기는 21일 시작된다. 최하위로 추락한 삼성 라이온즈는 전열을 정비, 실패를 딛고 다시 일어나야 할 상황이다.

시즌 전 삼성이 상위권에 머물 거란 예상은 많지 않았다. 5강 후보는 아닐지라도 달라진 모습을 기대했다. '2강 7중 1약' 구도에서 '1약'이란 결과가 더 충격적인 이유다. 투타 모두 바닥권을 헤맸다. 팀 타율 9위(0.252), 팀 평균자책점 10위(4.56)란 지표는 고스란히 순위에 반영됐다.

상황이 가장 심각한 건 불펜. 지난 시즌 이미 이상 징후를 보였던 '끝판대장'이 날개를 제대로 펴지도 못한 채 추락했다. 오승환의 통산 평균자책점이 2.05인데 올 시즌 평균자책점은 4.80이다. 마흔을 넘어서면서 구위가 하락한 영향이 크다.

철옹성같던 마무리 자리에 균열이 생기면서 불펜 전체가 흔들렸다. 전반기 삼성이 당한 49패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24패가 역전패였다. 큰 점수 차로 이겨야 그나마 마음을 좀 놓을 수 있는 형편. 하지만 팀 타율이 말해주듯 공격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니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삼성이 마냥 손을 놓고 있었던 건 아니다. 베테랑 내야수 이원석을 키움 히어로즈로 보내고 우완 불펜 김태훈을 데려왔다. 하지만 김태훈(평균자책점 6.95)을 데려온 효과를 제대로 보지 못했다. 오승환이 불안한데 그보다 더 잘하는 불펜이 마땅치 않다는 게 삼성의 고민이다.

마운드뿐 아니라 타선에서도 베테랑의 부진이 뼈아팠다. 발동이 늦게 걸린다고 '슬로우 스타터(Slow Starter)'라고들 했지만 이번 시즌엔 전반기가 끝날 때까지 살아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홈런은 7개를 날렸으나 타율이 0.183에 불과했다.

삼성 타선은 주축 선수들이 잇따라 부상을 당해 전반기 내내 마음고생이 심했다. 시즌 개막 직전 '테이블 세터' 역할을 할 김현준이 손 부상으로 이탈했고, 구자욱도 햄스트링 부상으로 한동안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 타선의 중심을 잡아줘야 할 오재일이 부진에 빠지면서 공격력이 약화됐다.

이따금 존재감을 알리는 타구를 날렸지만 잠시 뿐이었다. '명품'인 1루 수비는 여전했지만 방망이에 불이 붙지 않았다. 2군에 내려가 조정 기간을 가지기도 했지만 좀처럼 예전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다. 전반기 마지막엔 햄스트링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다시 빠졌다.

올 시즌 삼성의 지휘봉을 잡은 박진만 감독도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 강하지 않은 전력에 보강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겨우내 훈련량도 늘렸으나 아직 성적으로 이어지진 못한 상황. 더구나 핵심 선수들의 줄부상·부진으로 고전했다.

박 감독은 "선수 기용은 전적으로 감독의 권한인 만큼 패배 역시 감독의 책임이 가장 크다"며 " 훈련을 하면 분명히 기량이 올라온다. 젊은 선수들의 부족한 경험은 훈련으로 메워야 한다. 후반기에는 좋은 흐름을 가져갈 수 있게 휴식기 동안 잘 준비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