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당 혁신위가 제안한 1호 혁신안인 불체포특권 포기를 거부하면서 혁신이 출발부터 제동이 걸리고 있다. 김은경 혁신위원장은 하루 전인 12일 "(불체포특권 포기 제안을) 안 받으면 민주당은 망한다"고 했으나 먹히지 않았다. 이에 비명계 의원 31명이 불체포특권 포기를 선언하고, 현역 의원 40여 명이 참여하는 당내 최대 의원 모임인 '더 좋은 미래'도 18일 의원총회에서 불체포특권 포기를 결의하자고 촉구했으나 그대로 될지 미지수다.
이런 가운데 혁신위는 2호 혁신안으로 '꼼수 탈당 방지책'을 골자로 한 윤리 정당 강화 방안을 오는 21일 발표할 예정이나 이마저도 '립 서비스'가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 재산 축소 신고와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2020년 9월 제명된 김홍걸 의원의 복당 결정에 대해서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례대표인 김 의원은 자진 탈당하면 의원직을 잃지만 당이 제명하면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어 당 지도부가 봐준 '꼼수 탈당'이란 비판을 받았다.
김 위원장은 지난 12일 기자회견에서 "당의 부담을 덜기 위한 명목으로 탈당을 요구하고 문제를 회피하는 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며 "당 차원의 복당 제한이 필요하다"고 했으나 김 의원 복당에 침묵함으로써 빈말이 되고 말았다. 이에 대해 당 내에서도 "혁신위가 스스로 권위를 떨어뜨려 쇄신 동력을 상실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혁신위 출범 첫 일성으로 "가죽을 벗기고 뼈를 깎는 노력을 통해 (민주당이) 윤리 정당으로 거듭나게 하겠다"고 했지만 과연 그럴 수 있을까라는 의심을 받았다. 혁신위원 대부분이 '재야 친명'인 데다 민주당 위기의 본질인 '이재명 리스크'에 대해서는 입을 닫았기 때문이다. 이런 침묵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그런 점에서 김은경 혁신위는 본질은 제쳐 두고 변죽만 울리고 있는 셈이다.
김 위원장은 '이재명 친위대'라는 의심을 떨치려면 '이재명 리스크'와 정면으로 맞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 자리에 있을 필요가 없다. 민주당에 이용만 당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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