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늘어나는 외국인 근로자, 지역 정착 선순환 구조 만들자

입력 2023-07-14 05:00:00

국내 생산연령인구 감소로 외국인 근로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제조·건설은 물론 농축수산업·서비스업 등 전 산업에 걸쳐 외국인 인력 의존도가 높다. 하지만 외국인 근로자들이 온갖 꼼수로 급여가 더 좋은 수도권으로 빠져나가, 지방의 사업장들은 큰 피해를 보고 있다.

정부는 인력난 완화를 위해 외국인 고용허가제를 확대하고 있다. 올해 고용허가제 외국인 도입 규모는 11만 명이다. 2021년(5만2천 명)보다 2배 많다. 외국인 근로자가 늘면서 산업현장에선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사업주가 어렵게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해도 단기간 내 계약 해지 혹은 사업장 이동을 요구하는 사례가 잦다. 입국 후 1년 이내 최초 배정된 사업장에서 다른 사업장으로 이동을 요구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31.5%나 된다. 외국인 인력의 수도권 집중도 심각하다. 외국인 취업자(84만3천 명) 중 수도권 근무 인원은 62.5%이다.

정부가 지난 5일 개선안을 내놨다. 오는 9월부터 입국하는 고용허가제 외국인 근로자들은 대구경북권, 수도권 등 해당 권역 안에서만 사업장 변경을 할 수 있다. 인력이 부족한 조선업 등의 경우 동일 업종 내에서만 이직이 가능토록 했다. 개선 방안이 지방의 인력난과 중소기업 피해를 다소 완화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외국인 인력 수요는 계속 늘 전망이다. 1993년 산업연수생제도 도입으로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한 지 30년이 지났다. 외국인 인력 수용에 대한 전반적인 제도 점검과 사회적인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외국인 근로자가 지역사회 구성원이 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 그들이 제대로 정착해야 산업현장도 안정을 찾는다. 그런 의미에서 경상북도가 추진 중인 '광역비자'는 좋은 구상이다. 광역단체가 지역 실정을 반영해 외국인 산업인력, 이공계 유학생 등이 장기 체류할 수 있는 비자를 발급하는 방안이다. 외국인 인력의 타지 유출 예방은 물론 지역 내 산업인력 관리에 효율을 꾀할 수 있다. 정부와 국회는 깊이 논의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