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 新동해안 시대] 원자력 과학산업도시 경주…인구감소 해법 '기대'

입력 2023-07-13 14:59:10

역사관광도시에서 벗어나 원전산업 중심의 과학산업도시로 탈바꿈

경북 경주에 들어설 SMR국가산업단지 조감도. 경주시 제공
경북 경주에 들어설 SMR국가산업단지 조감도. 경주시 제공

신라 천년 고도 경주는 역사관광도시에서 벗어나 원전산업 중심의 과학산업도시로 탈바꿈하는 중이다. 경주시는 이 같은 변화가 인구 감소 문제의 해법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지난 3월 SMR(소형모듈원자로) 국가산업단지 최종 후보지로 확정된 게 대표적이다.

2030년까지 경주 문무대왕면 일원엔 세계 원전시장을 공략할 150만㎡ 규모의 SMR 국가산단이 들어선다. 이를 통해 국가 차원의 차세대 원자력 연구개발 거점으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

현재 경주시 감포읍 대본리 일원에선 국내 최대 원자력 연구단지를 짓는 기반 공사가 한창이다. 경주 문무대왕릉에서 5㎞가량 떨어진 이곳 222만㎡ 부지엔 연구시설 16개 동이 들어선다.

문무대왕과학연구소로 이름 지은 이곳의 핵심 역할은 SMR 등과 같은 원전 혁신기술 개발이다. 사업비는 국비 2천700억원을 포함해 총 6천500억원 규모다. 2025년 완공 목표다.

경주엔 월성원전과 한국수력원자력 본사,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중저준위방폐장도 있다.

여기에다 중수로 원전 해체기술 실증을 위한 중수로 해체기술원이 2026년 양남면 나산리에 들어서면 경주는 원전의 설계-건설-운영-해체-처분으로 이어지는 전 주기 사이클을 보유하게 된다.

주낙영(왼쪽 세 번째) 경주시장과 경주시 관계자들이 지난 3월 15일 SMR국가산단 유치 환영 세레모니를 하고 있다. 경주시 제공
주낙영(왼쪽 세 번째) 경주시장과 경주시 관계자들이 지난 3월 15일 SMR국가산단 유치 환영 세레모니를 하고 있다. 경주시 제공

이 같은 변화는 인구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경주시는 2015년 인구 26만명 선이 무너진 뒤로 확연한 인구 감소세를 보여 왔다. 지난해까지 8년 동안 전체 인구의 5%에 가까운 1만1천900여명이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엔 처음으로 한 해 동안 2천명이 넘게 줄어 충격을 안겼다.

시는 SMR 국가산단 후보지로 선정된 문무대왕면 일원에 사업비 3천966억원을 들여 ▷SMR 등 혁신원자로 제조 ▷소재·부품·장비 산업 육성 및 집적화 ▷SMR 수출모델 공급망 구축 등 산업생태계를 조성할 계획이다.

산단엔 원자력·전력, 원전해체, 연구개발서비스 등 핵심 23개 업종과 그린에너지, 소재부품, 전기설비 등 29개 연관업종이 입주한다. 이를 통해 세계 원전 수출 시장을 선점한다는 구상이다.

관련 기업들도 대체로 호의적인 분위기다.

경주시가 국가산단 후보지 지정에 앞서 SMR 연관 기업을 대상으로 한 'SMR 국가산단 경주 지정 시 입주의향' 등을 물은 조사 자료에 따르면, 업체를 공개할 순 없지만 대기업을 포함한 225곳 기업에서 275만㎡의 수요가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예정 시설용지(97만㎡) 대비 283%에 해당하는 것으로, SMR 국가산단에 기업들이 상당한 관심을 보인다는 방증이라는 게 경주시의 설명이다.

경제적 파급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북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SMR국가산단 조성 단계에서 유발되는 경제적 파급효과는 생산유발효과 7천300억원, 부가가치유발효과 3천410억원, 취업유발효과 5천399명이다.

산단 조성 후 가동을 시작하면 생산유발효과 6조7천357억원, 취업유발효과 2만2천779명에 달할 것으로 조사됐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SMR 국가산단 등을 통해 경주가 차세대 원자력 국가산업 허브로 발돋움하는 동시에, 인구 감소 문제를 해결하는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