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낙 회동' 연기 소식에…"서로 껄끄럽던 차에 좋은 핑계", "하늘이 도왔다"

조응천 "내용적으로 기대할 것 없을 듯"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왼쪽)가 9일 오후 장인상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조문을 마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배웅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의 회동이 강풍을 동반한 폭우 탓에 미뤄진 가운데, 만남이 연기된 배경을 두고 갖가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11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두 사람의 회동 성사 배경과 관련 "이재명 대표로서는 지난 대선 때처럼 이낙연 전 대표와 함께 있는 그림이 당장은 필요할 거다. 이낙연 전 대표는 마냥 미루기만 하고 겉도는 것에 대해 여러 말들이 나오고 있는 데 심적 부담이 있을 것"이라며 "크게 내용적으로 기대할 것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 의원은 회담이 비공개로 진행되는 데에 대해서는 "사전 정지작업이 안된 것 같다"며 "감정의 골이라기보다는 지금 우리 당의 상황에 대한 진단, 인식이 아예 애초부터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동형 시사평론가는 이날 MBC 라디오 '신장식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막걸리 회동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지만 전국에 폭우로 물난리가 났는데 야당의 전직 대표, 현직 대표가 만나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인다면 조금 면구스러울 수도 있겠다"며 회동 연기 배경을 짚었다.

이 평론가는 이어 "그래서 아마 연기한 것 같은데 제가 취재한 바에 의하면 이낙연 대표 쪽에서 '비도 많이 오고 하는데 연기하는 게 어떻겠냐' 이런 의견을 냈고 이 대표 쪽에서 (의견을) 받았다는 얘기가 들리고 있다. 어쨌든 연기가 됐기 때문에 이런저런 또 호사가들의 이야기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진행자가 '이낙연 전 대표가 민주당이 도덕성, 혁신, 민주주의가 제대로 안 되고 있다고 전제하고 말 한다'고 언급하자 이 평론가는 "언론의 관심은 이재명 면전에서 할 수 있느냐. 그렇게 되면 분열이 일어나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 평론가는 "이재명 대표 쪽에서는 지금 적어도 한 명이니까 우리가 총구를 밖으로 해야 되는 거 아니냐, 만나서 윤석열 정부의 실정을 같이 함께 비판하고 공동 대응해 나가자 이 정도면 좋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당내 혁신 이야기 나오면 껄끄러울 거 아니냐. 그런데 서로 무슨 얘기할지 잘 몰라 서로 껄끄럽던 차에 비가 좋은 핑계가 되지 않았느냐는 이야기도 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왼쪽)가 9일 오후 장인상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조문을 마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배웅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이날 두 사람의 회동이 취소됐다는 소식에 양측 지지자들은 온라인 상에서 "하늘이 도왔다"며 회동을 반기는 분위기였다. 이 대표 강성 지지층인 '개딸' 당원 온라인 커뮤니티 '블루웨이브'에는 "대선 패배의 1등 공신을 왜 만나냐", "만나면 당원 탈퇴하겠다"는 글이 잇따랐다.

반면 이 전대표 측 지지자들은 "여니(이 전 대표 애칭)는 항상 이재명에게 이용만 당한다", "날씨가 여니를 도와주네요", "여니가 이재명 (대표)한테 헛소리 들을까봐 하늘이 막아주셨다" 등 반응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왼쪽)가 9일 오후 장인상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조문을 마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배웅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