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선엽 장군, 이승만·트루먼 대통령 동상 한 곳에 선다…낙동강방어선 프리덤벨트 성역화

입력 2023-07-05 15:04:38

경북 칠곡 다부동 전적기념관에 제막

이승만(왼쪽) 전 대통령 동상과 트루먼 전 대통령 동상.
이승만(왼쪽) 전 대통령 동상과 트루먼 전 대통령 동상.

경북 칠곡군 다부동 전적기념관 일대에 6·25 전쟁 영웅들의 동상과 위령비가 잇따라 들어서면서 '워커라인'으로도 불리는 낙동강 방어선이 대한민국의 '호국벨트'를 넘어 전 세계 자유민주주의 진영 '프리덤 벨트'로 성역화되고 있다.

특히 이곳에 호국 메모리얼파크 'UN(유엔) 전승기념관'(가칭) 등 전쟁의 교훈을 일깨우고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지켜나갈 수 있는 차별화된 호국보훈 인프라가 구축될 예정이다.

칠곡 다부동 전투는 6·25 전쟁의 흐름을 뒤바꾼 전적지라는 역사적 명분도 갖고 있는 호국의 성지(聖地)이기도 하다.

5일 칠곡 다부동 전적기념관에 세워진 백선엽 장군 동상은 국가보훈부가 정부 예산을 들여 행한 최초의 추모 사업이란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대한민국을 백척간두의 위기에서 건져낸 전쟁 영웅이란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과거 정부는 '친일' 논란에 휘말린 백 장군에 대한 평가와 추모 사업에 인색했던 것이 사실이다.

한국군 최초의 4성 장군인 백 장군은 2020년 별세해 대전현충원에 안장돼 있다. 백 장군은 6·25 전쟁 당시 칠곡 다부동 전투에서 북한군 3개 사단을 물리치는 등 전과를 올렸고, 만 32살의 나이에 국군 최초로 대장에 올랐다.

또 백 장군 동상 옆에는 이승만(1875~1965) 전 대통령과 해리 트루먼(1884~1972) 전 미국 대통령의 동상이 정전협정 체결 기념일인 오는 27일 제막식을 앞두고 있다.

2017년 높이 4.2m 규모로 제작됐으나 장소를 찾지 못하다 경북도와 협의해 다부동에 세우게 됐다.

이승만·트루먼 전 대통령 동상이 다부동 전적기념관으로 오게 된 것에 대해 논란은 있었지만,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동상 건립을 뚝심 있게 밀어붙였다.

이와 더불어 경북도는 다부동 전적기념관과 일대에 호국 메모리얼 파크를 조성하는 등 추모시설에 놀이·체험시설을 추가해 특화된 호국보훈 공간으로 만들어나간다는 방침이다.

내년부터 3년 간 450억원을 투입해 백선엽 장군 기념관 증축과 다부동 전투 스포츠센터, 피란 땅굴, 휴게 광장 등을 조성한다.

UN 전승기념관은 현재 16개 6·25 참전국들을 모두 포함하는 전몰자 합동추모공간을 두고, 국제적인 안보 '앵커 시설'로 밑그림이 그려지고 있다.

참전 16개국의 국가별로도 독립적 공간이 마련, 참전국 인사들의 필수 방문 코스 역할을 병행하도록 조성된다. ▷낙동강방어선 승전 기념 시설 ▷전몰희생자 추모를 위한 국립현충시설 ▷후세들을 위한 역사교육의 현장시설도 갖춰질 예정이다.

이철우 도지사는 "다부동은 대한민국을 지켜낸 구국의 성지이고, 백선엽 장군은 구국의 영웅"이라며 "도민들의 뜻을 받들어 앞으로 '백선엽 장군 기념관'을 만들고 더 많은 국민이 다부동에 와서 자유대한민국의 소중함을 느끼도록 호국 메모리얼 파크 가칭 UN(유엔) 전승기념관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