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이준석 만나 `보수 연합군` 필요성 강조

친박 좌장과 박근혜 키즈의 만남
최 전 부총리 경산 지역구 출마설엔 "결정 못해"

친박계 좌장이었던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가 이른바 '박근혜 키즈'로 정계에 입문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의기투합하는 자리를 마련한 것으로 알려져 향후 정치적 파장에 관심이 쏠린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귀국으로 더불어민주당 내 비주류가 술렁이고 있는 가운데 여당 내부에서도 비주류의 규합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 전 부총리는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의 한 식당에서 이 전 대표와 약 2시간 30분 동안 저녁식사를 함께 했다.

이날 만찬에는 이준석계로 분류되는 김용태 전 청년최고위원, 이기인 경기도의원, 구혁모 전 국민의힘 혁신위원 등 당내 청년 정치인들도 동석했다.

이날 자리는 최 전 부총리가 평소 교류해 오던 이 전 대표에게 당내 청년 정치인들과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하면서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최 전 부총리는 지난해 대통령 선거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0.73%포인트(p) 격차로 신승한 것을 언급한 후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이준석·유승민·나경원·안철수·박근혜 등 '보수' 가치에 동의할 수 있는 사람들이 '연합군'으로 뭉쳐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최 전 부총리는 이 전 대표에게 30대에 보수당 당수가 된 데이비드 캐머런 전 영국 총리를 거론하며 "내년 총선에서 반드시 원내에 진입해 역할을 해 달라"고 당부했고 동석한 청년 정치인들에게는 "젊은 정치인답게 패기 있게 당에 옳은 소리를 해 달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최 전 부총리는 정치권에서 내년 총선 경북 경산 출마설이 제기되는 데 대해선 "아직 출마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최 전 부총리는 박근혜 정부 때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경제부총리를 지냈다. 지난 17대 총선에 당선된 후 내리 4선을 내달리며 승승장구했지만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를 뇌물로 받은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됐다가 지난해 말 신년 특사로 잔형 면제·복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