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혁신플랫폼(RIS), 인재·기업 키운다] <중> 전자정보 선도기술·제품 개발

입력 2023-07-10 06:30:00

(주)제이에스테크윈 서준석 대표(왼쪽)가 RIS 지원 등으로 개발한
(주)제이에스테크윈 서준석 대표(왼쪽)가 RIS 지원 등으로 개발한 '손목형 방사선 측정기'를 들고 지난달 27일 대구 신서혁신도시 자사 사무실에서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교육부와 대구시가 지원하는 지자체-대학 협력기반 지역혁신 사업인 RIS(Regional Innovation Strategy)사업에 선정된 '대구경북지역혁신플랫폼'이 경북대에서 출범한 지 이번 달로 1주년을 맞았다. RIS사업은 지자체와 대학, 지역 혁신기간 간 협력을 통해 혁신 인재를 키워 지역에 정착시키고, 기업 혁신성장 생태계를 조성함으로써 지역의 위기, 지방 대학의 위기를 극복해보자는 취지다.

RIS사업에선 인재 양성 못지 않게 중요한 분야가 연구개발이다. 아이디어는 있지만 독자적인 R&D 수행이 힘든 애로 상황의 스타트업, 중소기업에게 대학, 연구기관이 보유한 기술을 이전하거나, 관련 업체끼리 협업을 진행하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전자정보기기사업단은 지난 1년간 전자정보 선도기술 및 제품개발을 위해 기업과 대학, 기관 간 다양한 협업을 진행해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공공기관과 손목형 방사선 측정기 개발"

"전자정보기기사업단 지원이 없었더라면 신제품 개발에 더 많은 기간이 걸렸을 겁니다."

대구 신서혁신도시에 있는 (주)제이에스테크윈(대표 서준석)은 의료·산업용 목적의 휴대용 방사선 측정기를 개발한 업체다. 2020년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K-MEDI Hub·케이메디허브)과 공동으로 실시간 방사선 피폭량 측정장치를 개발했다. 핵물리학 연구자로 경북대 교수로도 재직한 서준석 대표는 외과 수술 과정에 동반되는 빈번한 X선 촬영으로 의료진들이 지속적인 방사선에 노출됨으로써, 심한 경우 손 등이 괴사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 실시간으로 방사선 위험도를 알려주는 웨어러블 방사선 측정기를 개발하고 있다. 특히 올해 개발 중인 손목형 기기는 가볍고 앱과 연동도 가능해 실용도가 매우 높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제이에스테크윈이 초소형 방사선 측정기를 개발할 수 있은 것은 전자정보기기사업단 '디지털 헬스케어·의료기기 특화제품 개발' 과제의 연구파트너로 선정돼 케이메디허브 주관으로 공동 연구개발을 진행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창업 10여년 만에 직원 수도 현재 14명으로 크게 늘었다. 또한 서 대표는 "케이메디허브로부터 이전받은 블루투스 기술을 이용해 신제품 개발을 진행 중에 있다. 전자정보기기사업단의 연구개발 지원으로 기업들이 더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전자정보기기사업단이 연구개발 지원에 집중하는 이유는 기업들이 기존 하청 위주에서 벗어나 다양한 독자 제품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런 가운데 전자정보기기사업단은 1차년도인 지난해 특허 출원 13건, 특허 등록 3건, 기술이전 2건, 국내 인증 5건, 국외 인증 1건 획득 등의 성과를 거뒀다.

◆"대학·기관은 기술, 기업은 제품화" 협업

전자정보기기사업단은 올해 '전자정보 선도기술 및 제품 개발'이라는 대과제 아래, ▷AIoT 모듈 및 응용제품 개발(경북대 첨단정보통신융합산업기술원·첨단기술원) ▷디지털 헬스케어·의료기기 특화 제품 개발(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고신뢰범용 제어 솔루션 및 응용제품 개발(이모션) ▷능동형 전류 쉐어링 병렬구동 기술 기반 저전압 전력 변환 모듈 개발(경북IT융합산업기술원) 등 4가지 소과제를 진행하고 있다.

경북대 첨단기술원 경우 지역 업체인 (주)대산라이팅, (주)DMS에 맞춤형 기술을 이전하고, 공동으로 초소형·저전력 AIoT 모듈을 개발해 이를 활용한 제품을 개발했다. 대구시 전역에 구축 진행 중인 자가망에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기술을 접목, 보안등이나 가로등을 원격으로 제어 및 관리하도록 하는 것이다.

박용택 경북대 첨단기술원 교수는 "통신 기술을 확보해 외주업체에 의존할 필요가 없어짐으로써 성공적으로 제품 상용화를 이룬 사례"라고 소개했다. 이 과제로 제품 개발 기간을 단축하고, 9천200만원 매출 성과와 2억원의 구매의향서를 획득했다.

제어 플랫폼 전문업체인 (주)이모션(대표 허성만)은 지역 기업과 협업해 고신뢰 범용 제어 솔루션 및 응용제품 개발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국내 ICT 업체는 움직임 제어 플랫폼 제품화 경험이 거의 없어 외산 의존도가 높은데, 이모션은 대학 및 관련 업체와 협업을 통해 가전부터 서비스로봇까지 폭넓게 응용 가능한 움직임 제어 플랫폼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김현덕 전자정보기기사업단장은 "대학과 혁신기관은 요소기술을 개발하고, 기업은 선도제품 개발 및 다양한 응용기기·솔루션·실증 제품화하는 협업을 진행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대구의 미래산업 분야 중 헬스·의료기기 및 산업융합형 기기, 인공지능·빅데이터·블록체인(ABB) 기반 솔루션 산업군을 대상으로 전자응용기기와 산업융합기기, ABB솔루션을 주요 제품으로 개발함으로써 기업 제품을 확대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글·사진 최병고 기자 cbg@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