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홍수 대구시의사회장 "해당 전공의 환자 진찰 후 판단…정당한 의료행위"
민복기 수석 부회장 "병원 진료 위축되면 시민들에게 피해 돌아가"
지난 3월 발생한 '대구 응급실 뺑뺑이' 사태에서 환자를 진료한 대구파티마병원 응급의학과 전공의가 피의자로 전환돼 경찰 수사를 받는 데 대해, 이필수 대한의사협회장이 "필수 의료의 구조적인 문제이며, 전공의 개인 책임으로 몰아가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대한의사협회는 29일 오후 대구파티마병원에서 이번 사태에 대한 의료계의 입장을 밝히고자 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에는 이필수 의협회장, 정홍수 대구시의사회장, 전성훈 의협 법제이사, 민복기 시의사회 수석 부회장을 비롯해 김선미 대구파티마병원장, 김건우 의무원장 등이 참석했다.
이필수 의협회장은 "필수 의료의 구조적인 문제임에도 피교육생 신분인 전공의에게 책임을 물어 유감스럽다. 응급실에 종사하는 많은 종사자들이 현 상황에 대해 우려하고, 분노를 표하고 있다"며 "자칫 제2의 이대목동병원 사태로 이어져 응급의학과 전공의 지원율이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많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무과실 의료사고에 대해선 의료인들의 법적 책임을 감경·면제한다는 이른바 '선한 사마리아법'(응급의료법 개정 법률안)이 있는데 6개월째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표류하고 있다"며 "의료인들이 소신 진료를 할 수 있어야 국민의 건강과 생명이 지켜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사태를 전공의 한 사람의 책임으로 몰아가는 것은 의료체계를 생각하지 않은 처사라는 지적도 나왔다.
정홍수 시의사회장은 "이번 사건은 환자를 안 보고 돌려보낸 게 아니라 환자를 진찰·판단한 후 상급종합병원으로 후송한 정당한 의료행위이다"며 "응급의학과에선 이런 사태가 지금 이 순간에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책임을 져도 전체 의료인이 함께 책임을 질 문제이며, 전공의 한 사람을 핀셋으로 잡는 건 방향이 잘못됐다. 지역 의사회장으로서 후배 의사를 최대한 보호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지역 의료계에서 한 축을 담당하는 대구파티마병원의 진료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민복기 시의사회 수석 부회장은 "대구파티마병원의 연간 평균 응급 환자는 지역 응급실 중 가장 많을 정도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자칫 병원 의료진이 위축된다면 시민들에게 굉장한 피해가 돌아갈 것"이라며 "경증 환자는 1·2차 의료기관을 활용하도록 하고, 1·2차 의료기관과 3차 의료기관 간 연계를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김건우 파티마병원 의무원장은 "한 생명이 꺼진 만큼 대구에 있는 의료인들은 이번 일에 대해 할 말이 없다. 하지만 그 책임을 왜 전공의가 져야 하는냐"며 "의료계가 합심해서 다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개선하고 노력을 감당하겠다고 하는데, 왜 전공의 한 명이 책임을 져야 하는지에 대해 너무 안타깝고 힘이 든다. 부디 전공의가 책임지는 일이 없도록 힘이 되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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