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시대 여행, 국내여행 트렌드 기간·비용 줄인 ‘알뜰여행’ 대세

입력 2023-06-29 14:42:47 수정 2023-06-29 19:14:08

국내여행 시 지출한 평균 경비 23만원, 1일당 7.8만원
고물가로 줄이기 힘든 식음료비 비중 증가하고 숙박비는 감소

컨슈머인사이트가 29일 발표한 국내여행 총경비, 여행기간 평균 수치. 컨슈머인사이트 제공
컨슈머인사이트가 29일 발표한 국내여행 총경비, 여행기간 평균 수치. 컨슈머인사이트 제공

고물가 시대 속 단기간, 저비용의 '알뜰여행' 트렌드가 떠오르고 있다.

여행기간도 비용도 줄어들면서 사실상 코로나 전인 2019년 예산으로 고물가 시대인 2023년의 여행을 하는 모습이다.

데이터융복합·소비자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는 2015년 8월부터 수행하는 '주례 여행행태 및 계획조사'(매주 500명, 연간 2만6천명)에서 소비자의 국내여행 경비 지출 추이를 분석하고 코로나 이전과 비교한 결과를 29일 발표했다.

지난 5월 조사에서 국내여행의 1인당 총경비 평균은 23만원으로 평균 여행기간이 2.96일임을 감안하면 1일당 평균 7.8만원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 추이를 보면 코로나 전인 2019년 상반기 20.6만원에서 꾸준히 상승해 작년 9월 27.9만원으로 최고점을 찍은 후 지속적인 하락세다. 지난 5월에는 23.0만원까지 떨어져 2년여만에 최저치가 됐다.

1일당 경비도 물가 상승기인 2022년 9월 최고치 8.8만원을 찍고 지난 5월에는 7.8만원으로 떨어졌다. 평균 여행기간도 2022년 9월 3.16일을 찍고 지난 5월 2.96일이 됐다. 여행경비, 기간 모두 작년 9월을 고점으로 감소하는 추세는 동일하다.

코로나 전과의 차이를 명확히 비교하기 위해 코로나여행지수(TCI)를 적용한 결과, 5월 기준으로 국내여행 총 경비 TCI는 108, 1일당 경비 TCI는 107이었다.

컨슈머인사이트가 개발한 코로나여행지수는 지수 100을 기준으로 숫자가 클수록 더 많이 증가, 작을수록 더 크게 감소했음을 뜻한다.

다만 2019년에 비해 소비자 물가가 더 크게 상승(+11.5%, 2019년 5월~2023년 5월 통계청 소비자물가지수 환산)한 점을 감안하면 실제 경비는 오히려 줄었다고 볼 수 있다.

게다가 국내여행 TCI는 계속 낮아지고 있다. 지난 3개월(3~5월) 동안 총 경비 TCI는 117에서 108로, 1일당 경비 TCI는 119에서 107로 감소해 모두 코로나 전 수준에 근접했다.

이는 여행 경비의 지출 구성비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2022년 9월 여행비 지출은 식음료가 32%로 1위, 숙박이 28%로 2위였다. 지난 5월 식음료는 2%p 증가한 34%, 숙박은 2%p 감소한 26%로 두 지출 항목 간의 차이는 4%p에서 8%p로 벌어졌다.

컨슈머인사이트 관계자는 "식음료 등 소비자 물가가 많은 오른 상황에 국내여행에서는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 수준의 예산만큼 사용되고 있는 것은 사실상 여행에 사용하는 예산을 많이 줄였다는 게 된다"며 "총비용이 감소하는 가운데서도 식음료비는 늘리고, 숙박 비용은 줄면서 숙박 시장의 수요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